이종범 없는 KIA 리더는 누구인가

기사입력 2012-04-02 15:57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의 은퇴로 KIA는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줄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스포츠조선 DB

타이거즈의 '정신적 지주'였던 KIA 이종범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타이거즈 야구의 대명사인 이종범이 퇴장함에 따라 차기 '리더'가 누가 될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현재로선 이종범의 위치를 대신할 후보를 명확하게 지목하기 힘든 상황이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이종범이 프로야구 19년 동안 보여준 실력과 카리스마를 이어받을 '광주야구'의 후계자가 뚜렷하게 없다는 뜻이다.

지난 93년 데뷔한 이종범은 98년 일본 주니치로 이적하기 전 5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3차례나 이끌었다. 타이거즈 야구는 이때부터 이종범의 야구로 대변됐다. 주니치에서는 팔꿈치 부상 때문에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3년6개월간의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2001년 8월 고향 광주로 돌아온 뒤 이종범은 타이거즈 야구의 리더로 다시 올라섰다. 이종범이 복귀한 이후 KIA는 김성한 유남호 서정환 조범현 감독 등 사령탑들이 숱하게 바뀌었지만, 리더 이종범의 존재감 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 2009년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한 선수는 "같은 팀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힘이 느껴진다. 말씀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무엇인가 후배들에게 해야 될 말이 있으면 정성을 다해 이야기를 해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종범의 리더십에 대한 깊은 존경의 표현이었다. 실제 이종범은 그해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3리, 6홈런, 40타점, 63득점을 올리며 KIA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앞에서 이끌었다. SK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누구보다도 많은 눈물을 흘린 선수가 이종범이었으며 후배들은 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그러나 2010년 이종범은 하향세가 뚜렷했다. 여전히 중요한 순간,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줄었고, 부상도 자주 찾아왔다. 지난해에는 97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로 부활 가능성을 높였지만, 올시즌 주전 자리를 기약받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기에 이르렀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KIA는 현재 내부적으로 새로운 리더십과 관련한 별다른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나타난 전력상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고심의 목소리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KIA로서는 타이거즈 왕조를 지탱해 온 이종범의 빈 자리를 하루 빨리 메워야 한다. 선수단에 '충격파'가 던져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발적 협조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은 하루 아침에 얻어질 수 있는게 아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신뢰와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려면 실력 뿐만 아니라 인품이라는 덕목에서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

현재 KIA 선수단 최고참은 투수 유동훈이며, 동기생인 서재응 김상훈 등이 고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주장은 차일목이 맡고 있고, 호남 출신인 최희섭 이현곤 김상현 등도 향후 타이거즈를 이끌 리더십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중에 이종범 처럼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선수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KIA로서는 선수단을 단단하게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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