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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의 '정신적 지주'였던 KIA 이종범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009년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한 선수는 "같은 팀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힘이 느껴진다. 말씀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무엇인가 후배들에게 해야 될 말이 있으면 정성을 다해 이야기를 해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종범의 리더십에 대한 깊은 존경의 표현이었다. 실제 이종범은 그해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3리, 6홈런, 40타점, 63득점을 올리며 KIA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앞에서 이끌었다. SK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누구보다도 많은 눈물을 흘린 선수가 이종범이었으며 후배들은 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그러나 2010년 이종범은 하향세가 뚜렷했다. 여전히 중요한 순간,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줄었고, 부상도 자주 찾아왔다. 지난해에는 97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로 부활 가능성을 높였지만, 올시즌 주전 자리를 기약받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KIA로서는 타이거즈 왕조를 지탱해 온 이종범의 빈 자리를 하루 빨리 메워야 한다. 선수단에 '충격파'가 던져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발적 협조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은 하루 아침에 얻어질 수 있는게 아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신뢰와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려면 실력 뿐만 아니라 인품이라는 덕목에서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
현재 KIA 선수단 최고참은 투수 유동훈이며, 동기생인 서재응 김상훈 등이 고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주장은 차일목이 맡고 있고, 호남 출신인 최희섭 이현곤 김상현 등도 향후 타이거즈를 이끌 리더십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중에 이종범 처럼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선수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KIA로서는 선수단을 단단하게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