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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의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눈부시다.
현재 뛰고 있는 유격수 가운데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가 가장 빠르고, 강한 손목 힘이 타격에서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예년에 비해 간결해진 백스윙도 효과를 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5회 권오준의 낮은 직구가 실투가 아니었음에도 노리고 있다가 힘차게 배트를 돌리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유격수 홈런왕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역대로 대표적인 유격수 홈런타자는 빙그레(현 한화)의 장종훈이다. 장종훈은 90년 28개를 시작으로, 91년 35개 그리고 92년 41개를 때려내며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아무래도 유격수는 수비 부담이 크기에 거포들의 포지션으론 어울리지 않다. 장종훈도 93년을 기점으로 타격감을 유지시키고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루수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올해는 훨씬 부담이 적은 상황.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택근이 3번, 박병호가 4번을 맡으면서 강정호는 5번으로 한단계 내려 앉았다. 아무래도 상대 투수들이 이택근, 박병호와의 승부에 집중하는 것도 강정호에게 유리한 대목. 게다가 뒤로 연달아 나오는 오재일 조중근 등 중고참 왼손 타자들도 한방이 있는 중장거리포이기에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타석에 서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예년에 비해 한층 짜임새가 갖춰진 타선의 시너지 효과라 할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3홈런으로 이미 타격감을 끌어올렸던 강정호는 "나는 홈런 타자가 절대 아니다.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힐뿐, 홈런 페이스가 빠른 것도 아니다"라며 "힘이 있는 시즌 초반이라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강정호의 롤모델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강타자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이다. 로드리게스는 현재 3루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유격수로 뛰던 텍사스 시절인 2001년부터 2003년까지 52홈런, 57홈런, 47홈런을 각각 기록하며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강정호는 로드리게스의 홈런 갯수 보다는 타점 양산 능력에 더 주목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도 "수비의 핵이다보니 타격에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 다만 찬스에서 타점을 올려주는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