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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은 이번 시즌 홈런왕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전성기였던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 56개를 쳤던 괴물이었다. 이미 8년이 지난 일이지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이승엽에게 많은 홈런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했다. 실제 4월 한 달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좋았다. 마지막 5호 홈런이 나왔던 지난달 27일 인천 SK전까지 페이스를 유지했다면 산술적으로 이번 시즌 홈런 44개까지도 가능했었다. 하지만 그 홈런 이후 9일 부산 롯데전까지 8경기에서 이승엽의 홈런포는 침묵했다. 현재까지 23경기에서 5홈런에 머물러 있다. 9개로 홈런 선두 강정호(넥센)와 4개 차이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하고 산술적으로 따지면 올해 이승엽의 예상 홈런수는 29개 정도다.
홈런 맞기 싫은 투수들이 좋은 공을 안 준다
이승엽은 현재 왼쪽 어깨가 온전치 않다. 지난해 일본 오릭스에서 뛸 때 어깨를 다쳤다.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난달 시즌 초반 타격을 하다 어깨에 통증이 왔다. 참고 하다 지난 3일 두산전 때는 한 경기를 쉬었다. 통증을 완화시키는 주사까지 맞았다. 그러면서 4경기 연속 무안타 행진이 이어졌었다. 그러다 이승엽은 8일 롯데전 4타수 3안타로 침묵을 깨트렸다.
이승엽은 영리했다
대부분의 홈런 타자들은 투수의 가운데로 쏠리는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이승엽도 마찬가지다. 이승엽이 이번 시즌에 친 5개의 홈런은 전부 가운데로 몰린 공을 쳐서 담장을 넘겼다. 그런데 이승엽의 홈런포가 달아오르자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더 심해졌다. 하물며 상대 에이스 뿐 아니라 이름값이 좀 떨어지는 중간 계투들까지도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다.
상대 배터리들은 이승엽의 약점을 파고든다.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결정구로 주로 던진다. 직구는 몸쪽으로 바짝 붙여 이승엽을 긴장시킨다. 이승엽을 상대하는 투구 패턴이 비슷하다. 볼넷은 괜찮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이러다보니 이승엽은 굳이 홈런 보다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로 파워는 분명 예전만 못하다. 게다가 어깨에 미세 통증도 있어 무리한 스윙을 할 경우 더 큰 부상이 올 위험도 있다. 베테랑 이승엽은 노련하다.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홈런을 치겠다고 달려들지 않는다.
삼성 구단에선 이승엽이 올해 30개 정도 홈런을 쳐주길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승엽이 25개~30개 정도 홈런을 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