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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인천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LG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윤희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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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발 윤희상(27)의 올해 연봉은 4500만원이다. 입단 동기 정우람은 연봉으로 2억8000만원을 받았다. 냉정한 프로 세계는 이런 격차를 만들었다. 2004년 SK 2차 드래프트로 나란히 입단할 때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시 윤희상의 객관적인 평가가 정우람 보다 한 수 위였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윤희상은 당시 고교 최대어로 김수화 송창식 등과 함께 손꼽혔다. 공도 빨랐고, 큰 키(1m93)에 잘 생긴 마스크로 인기가 높았다. 반면 정우람은 왜소해 프로무대에 통할 수 있을 지 반신반의했다.
윤희상은 프로 입단 이후 2010년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 사이에 군복무도 마쳤고, 어깨 수술까지 받았다. 그랬던 윤희상을 2군에서 주의깊에 본 사람이 이만수 감독이었다. 이 감독이 SK 1군 감독이 되고 난 후 윤희상은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잡았다. 2011년 9월 7일 목동 넥센전에서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2승을 추가한 윤희상은 포스트시즌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윤석민과 맞대결해 승리했다. 이만수 감독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일찌감치 윤희상에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겼다.
윤희상이 16일 인천 LG전에서 시즌 3승을 거뒀다. 6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윤희상은 8-1로 크게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7회부터 마운드를 전유수에게 넘겼다. 3회 LG 박용택에게 던진 직구가 몰려 우월 솔로 홈런을 맞은 게 이외에는 흠잡을 데 없었다. 매우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들을 찍어 눌렀다. 비록 이대형 이병규 정성훈에게도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잘 처리했다. 윤희상은 "맞으면서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면서 "내 의지대로 공격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이 승리로 윤희상은 이미 지난해 개인 성적(3승1패)과 타이를 이뤘다. 앞으로 승수를 쌓을 때마다 그의 최고 기록이 올라가게 된다.
윤희상은 150㎞를 넘어서는 빠른 직구에 예리한 포크볼까지 던질 줄 안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는 7년 넘게 음지에서 살았다. 좋은 투수들이 많은 SK 벌떼 마운드에서 윤희상의 존재감은 없었다. 또 던질만했을 때 어깨가 아파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그는 올해 목표가 좋은 성적 보다 안 아프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윤희상은 지난해 개막 엔트리에 빠지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성격까지 어두워졌다. 그래도 야구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고 변화구 공부를 더 했다. 그는 포크볼을 잘 던지고 싶어 하루 5시간까지 일본 투수 우에하라, 이와쿠마의 동영상을 보면서 그립을 흉내낸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런 노력 끝에 윤희상의 포크볼은 국내 정상급 투수 중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 최형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윤희상의 포크볼을 보고 "공이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말했다. 윤희상의 야구 인생은 지금부터 꽃피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인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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