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백업 인생이었던 롯데 박종윤, 삼성을 울리는 결승타 쳤다

기사입력 2012-05-23 22:09


롯데 박종윤(30)은 그동안 철저하게 가려져 있었다. 그는 2001년 2차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로 프로 12년차다. 그는 "나는 그동안 백업 선수였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박종윤에게 기회가 왔다. 그를 가렸던 거대한 산 이대호가 롯데를 떠나 일본 오릭스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박종윤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일찌감치 주전 1루수 자리를 보장받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박종윤은 찾아온 기회를 잡았다.

박종윤은 지난 겨울 박정태 타격코치를 만나고 타격폼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오픈 스탠스로 타격폼을 바꿨다. 좌타자인 박종윤은 작년까지는 크로스 스탠스를 취했다. 공이 들어오는 순간 오른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타격을 했다. 자연히 공을 치는 순간 오른발은 3루쪽을 향하게 된다.

하지만 올시즌부터는 오픈 스탠스다. 오른발이 뒤로 한참 빠져 있다. 넥센 우타자 이택근과 흡사하다. 단, 차이점은 좌우가 다르다는 것 뿐이다. 오픈 스탠스는 공을 치는 순간 오른발이 투수쪽을 향하게 된다. 크로스 스탠스에 비해 어깨가 조금 빨리 열리는 대신 다양한 코스의 공을 공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높은 공, 특히 몸쪽 높은 공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던 박종윤이 선택한 도전이었다.

이런 변화는 성공작이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던 높은 공에 대한 공략이 가능해졌다. 낮은 공만 잘친다고 해서 붙은 별명인 '팡야'(온라인 골프 게임 명칭. 박종윤의 스윙이 골프스윙과 비슷하다고 해 붙은 별명)는 지금 같은 스윙이라면 이제 사라져야 할 듯 하다. 박종윤은 롯데가 4월 좋은 성적으로 고공 비행할 때 함께 날았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면서 타율이 4할까지 치솟았다.

그랬던 박종윤은 5월 들어 타격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변화구에 약하다는 걸 안 상대 투수들이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22일 까지 박종윤의 시즌 타율은 2할5푼6리였다. 3할 타율도 유지하지 못하고 가파르게 떨어졌다. 주전 1루수 자리도 위협받았다.

23일 대구 롯데전에선 선발 출전 명단에서도 빠졌다. 1루수로 선배 조성환이 시즌 처음 출전했다. 박종윤은 벤치를 지키다 8회부터 대타로 출전했다. 그런 박종윤은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쳤다. 그는 3-3으로 팽팽하던 9회 2사 1,3루에서 삼성 네번째 투수 권 혁으로부터 결승 중전 적시타를 쳤다. 롯데는 박종윤의 한방으로 경기를 뒤집고 4대3 역전승했다.

박종윤은 "타석에서 바깥쪽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적중했다. 타구가 정확하게 맞은 것 아니지만 방향이 좋았다"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럴 때일수록 편안하게 마음 먹고 쳤는데 결승타가 됐다"고 말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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