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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감독(49)은 요즘 팬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린다. 일부 열혈팬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돼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했던 삼성이 이번 시즌 초반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질이 급한 팬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신공격성 글까지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다.
요즘 일부 팬들의 요구는 도를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야구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야구 좀 본다는 팬들은 누구나 감독이 돼 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감독의 지휘 스타일과 투수 교체 타이밍 등 매우 민간한 부분까지 건드린다. 예전과 달리 그런 의견을 인터넷상에 올리고 논쟁이 일다보니 지휘봉을 잡기가 더 힘들다.
류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한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 팬들이 붙여준 '관중일' 처럼 멍하게 바라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류 감독은 제구력이 좋지 않은 LG 투수 리즈가 박석민에게 몸쪽 위협구를 연달아 던졌을 때 심판에게 항의했다. 또 23일 삼성 정형식의 파울 타구를 처음에 주심이 헛스윙이라고 했을 때도 항의해 바로잡았다.
류 감독은 요즘 떨어진 삼성 야구의 경기력에 대해선 인정했다. 그는 "팬들 얘기 처럼 초반부터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지금 저부터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요즘 삼성이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부분은 중간 불펜이다. 삼성 타선은 최형우와 배영섭이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가 있지만 요즘 못 미치는 게 아니다. 최근 타선의 집중력이 생겼다. 지난해 만큼은 쳐주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지키는 야구'가 흔들리면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철벽 중간계투진이었던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 권 혁 등이 돌아가면서 실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롯데전에선 권오준과 권 혁이 무너졌다. 안지만도 기대이하의 투구를 했다. 평소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는 류 감독은 한마디 했다. "공부 좀 하자. 그동안 상대가 우리 중간 불펜 투수들에게 많이 당했다. 상대가 연구를 해서 타석에 들어서는데 우리는 늘 하던 대로 하면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그는 투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선장이 선원들의 실력을 믿지 않으면 긴 여정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최근 구단의 모 기업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을 지난 20일 목동 넥센전 후 잠시 만났다. 그날 평소 야구를 즐기는 이재용 사장은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목동구장을 찾았다. 삼성이 3대5로 지면서 3연패했다. 팬들은 구단 운영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재용 사장이 그 경기 뒤 무슨 말을 했을 지에 의문을 가졌다. 이 사장은 류 감독에게 '재미있는 야구'를 당부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지난해 삼성이 정규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을 확정하자 류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재미있는 야구를 해줘서 너무 고맙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재미있는 야구를 해달라"고 격려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SK를 꺾고 우승했다. 아시아시리즈에선 일본 소프트뱅크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은 하는 것 보다 지키는 게 힘들다. 삼성은 지난해 압도적인 실력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모두가 올해도 삼성을 우승후보 1순위로 꼽았다. 류중일 감독이 그 부담을 어깨에 지고 있다. 삼성은 23일까지 16승19패1무로 6위를 달렸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