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 "롯데팬들을 믿습니다!"

기사입력 2012-06-03 19:08


◇지난달 10일 롯데-삼성전에서 롯데 홍성흔과 삼성 이승엽이 1루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시민타자'가 '국민타자'를 이기기가 영 어렵네요."

롯데 홍성흔과 삼성 이승엽은 76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99년 프로에 데뷔한 홍성흔이 신인왕을 받았을 때 경북고를 졸업하고 4년전 이미 프로에 들어왔던 이승엽은 MVP가 됐다. 그 때부터 두 사람은 절친사이가 됐다.

이승엽이 2004년 일본으로 건너간 후 8년간 따로 뛰다가 올해 비로소 다시 조우했다. 지난달 10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삼성전에서 4회 1루에서 만났는데 홍성흔이 이승엽의 뒤에서 엉덩이를 만지며 반가움을 표시, 새삼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팀이 연패중이었는데다, 당시 1루와 2루에서 협살당해 아웃되면서 팬들로부터 안이한 플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삼성전에서 1루로 다시 출루한 홍성흔은 일부러 이승엽에게 "나 오늘 너랑 말 안한다"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5초 후에 두 선수는 상황이 어색했는지 웃음보를 터뜨렸다. 그만큼 두 선수는 막역지간이다.

그런데 공교롭게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이스턴리그 지명타자로 맞붙었다. 3일 현재 이승엽이 18만여표로, 14만여표의 홍성흔을 4만표차로 앞서고 있다. 뒤집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 홍성흔은 "요즘 승엽이가 1루수로 자주 나가는데, 왜 류중일 감독님은 하필 지명타자로 추천하셨냐"며 "아무래도 '국민타자'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난 부산과 경남의 '시민타자' 혹은 '도민타자' 아니겠냐"고 웃었다.

그러면서 "유세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부산 서면 5거리에 나가 '이스턴리그 지명타자 3번 홍성흔입니다'라고 소리치고, 내 응원가라도 불러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친구가 여전히 잘하고 있고, 그런 이유로 올스타전 투표에서도 많은 표를 받고 있으니 전혀 아쉽지는 않단다.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두 남자의 뜨거운 우정이 부러워지는 순간, 어김없이 홍성흔의 반전이 이어졌다. "그래도 전 롯데팬을 믿습니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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