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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지우니, 꿈이 보인다."
연세대에서 투수진의 기둥이었던 나성범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NC를 대표하는 간판 투수로 지명됐다. 하지만 NC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에게 마운드 대신 타석에 서기를 권유했다.
대학 시절의 투구를 지켜본 결과 해를 거듭할수록 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 여기에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워야 하는데, 아무래도 5~6일에 한번씩 선발로만 나서는 것보다는 매일 타자로 나서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처음에 왜 낙담하지 않았겠어요. 친형(LG 포수 나성용)과 배터리를 이루고 싶었고, 류현진 김광현 선배의 뒤를 잇는 대형 왼손 투수로 크고 싶었는데…. 꿈이 하나하나 지워진 것이죠." 낙담도 그렇거니와 더 큰 부담은 지난 2년간 한번도 서보지 않았던 타석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기대감이었다. "팀에서 이례적으로 명함까지 파줬어요.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얘기죠.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도 상당했죠."
타고난 야구 센스 덕분인지 나성범은 시즌 초반 비록 퓨처스리그이지만 4할대의 고타율을 휘두르며 일찌감치 전향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 9일 한화 2군전부터 13일 KIA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그러다 14일 KIA전에서 18타수만에 첫 안타를 투런 결승포로 신고했다. 그리고 15일 마산구장서 열린 고양 원더스와의 교류전에서 역시 쐐기 2점포를 날리며 부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여전히 타자로서는 미숙함 투성이다. 15일 고양전에서 히트앤런 사인이 났는데, 이를 보지 못한 채 풀스윙을 했는데 다행히 홈런으로 연결된 것이다. 나성범은 "프로에서 나오기 힘든 실수를 했다. 중고등학교나 대학 저학년 때까지 타자를 했을 때도 내 타석에는 별다른 사인이 없다보니, 3루 작전코치의 사인을 보는 쳐다보는 습관이 들지 않았다"며 "그동안 안 맞다보니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또 하나의 큰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 시즌을 겪으며 2~3번의 슬럼프를 겪을텐데 이는 본인 스스로가 헤쳐나가야 한다. 또 1군에 들어가선 몸쪽 공이나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수시로 맞닥뜨려야 할 것이다"며 "하지만 성범이는 우리팀의 붙박이 3번 타자이다. 이를 잘 극복해내며 NC의 10년을 책임질 선수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성범은 "나는 아직 2군이다. 그리고 프로에서 타자로는 첫 해이다. 오늘부터라도 그날의 경기에 대해 기록을 하며 실수를 줄여나가겠다"며 "1군에서의 첫 목표는 1개의 타점이라도 더 올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타점왕 타이틀도 자연스레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