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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시진 넥센 감독은 김병현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우리 팀에는 김병현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다소 짜증섞인 반응을 보인다. 김병현 등판을 전후해 포커스가 김병현에만 맞춰지니 그럴만도 하다. 그렇다고 김병현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밴헤켄이 1,2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현은 6월 14일 KIA전까지 4번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6.20을 기록했다. 김시진 감독으로선 메이저리그 출신 김병현의 존재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팀의 간판 선수에게 예우를 해주면서, 동시에 투수진 전체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3년 간 소속팀을 갖고 정상적으로 공을 던지지 못한 김병현에 대해 김시진 감독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김병현은 선발등판 이틀전 실시하는 불펜피칭을 오래 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투구가 만족스러울 때까지 집중적으로 공을 뿌린다. 넥센 관계자에 따르면 1시간 동안 공을 던질 때도 있다고 한다. 완벽한 몸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하는 완벽주의자 김병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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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병현이 힘을 빼고 제구력에 신경쓰는 게 역력했다"고 했다.
좌타자를 넘었다
보통 언더핸드스로 투수는 좌타자에 약하다. 이전 경기까지 김병현은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2할3푼7리를 기록했는데, 좌타자에게는 3할1푼7리로 약했다. 좌타자 몸쪽에 공을 붙이다가 사구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제구력이 안정을 찾으면서 이런 모습이 사라졌다. 이날 두산 1~3번은 모두 좌타자였는데, 김병현은 1회 이 세 명을 모두 내야 땅볼로 잡았다. 2번 이종옥에서 두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 세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내줬으나, 3번 김현수를 3타수 무안타로 잡았다.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가면서 6회 선두타자인 5번 김재환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지만, 이전처럼 쉽게 통타를 당하지 않았다. 이날 두산 좌타자 5명은 김병현을 상대로 13타수 2안타 1볼넷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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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의 벽을 넘어라
이날 김병현의 투구수는 95개이고 올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지난 14일 KIA전에서 던진 98개다. 문제는 공을 얼마나 많이 던졌느냐가 아니라 위력있게 오래 던지느냐다.
2회 1실점한 후 비교적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간 김병현은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가자 공의 위력이 떨어졌다. 5회를 80개의 공으로 마무리한 김병현은 6회 선두타자인 김재환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다. 펜스 앞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후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지만, 두산 타자들이 친 타구는 힘있게 뻗어나갔다. 아직까지 긴 공백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볼 수 없다. 또 등판 이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도 성공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전보다 제구력이 안정적이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4사구는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할 숙제다. 김병현은 이날 볼넷 3개에 사구 1개를 허용했다. 지금까지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 25⅓이닝 동안 무려 25개의 4사구를 내줬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