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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고맙다고 말했죠."
넥센 김병현이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국내 1군 데뷔 후 첫 승리를 낚아냈다.
사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선수이기에 자기 고집이 강한 편이다. 자신만의 야구철학과 스타일이 있기에 코칭스태프도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병현에게 한국 야구와 선수들은 분명 낯선 상대다. 자신만의 야구를 지켜나가기엔 메이저리그와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정 코치는 "병현이가 그동안 힘으로 내리누르려 했다. 지난 14일 KIA전에서 변화구 구사 비율을 늘이라고 했는데도, 직구를 고집하다가 숱하게 두드려 맞았다"며 "투구폼도 전과 같지 않고, 힘도 떨어진 상태인데다 초구부터 달려드는 메이저리거들과는 달리 신중하게 공을 고르는 한국 선수 스타일을 잘 몰라 초반에 많은 고전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선 2경기에서 난타를 당하자 김병현이 서서히 자신의 고집을 굽히기 시작했다는 것. 정 코치는 "20일 경기에선 예전 전성기 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투구폼이 많이 낮아졌다. 그러자 같은 직구라도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떠올랐고 타자들이 여기에 당했다. 또 힘을 빼고 던지라고 했는데, 일부러 구속을 2~3㎞ 줄이고 컨트롤에 신경쓰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비로소 마음을 연 것 같아 고맙다고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코치는 분명 아쉬운 점은 있다고 했다. 퀵모션이 아직 늦고, 투구 과정에서 미묘한 '쿠세'(버릇)가 나오고 있는 것. 정 코치는 "신경을 쓰면 고칠 수도 있을테지만, 투구할 때마다 생각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이 끝난 후 스프링캠프에서 교정시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코치는 "더 많이 던져보면서 계속 좋아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님도 말씀하신대로 올 시즌은 성적보다는 한국 야구와 선발에 적응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정상적인 로테이션에서 당당히 선발의 한 축을 맡으며 많은 승수를 챙기는 것은 내년 시즌부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