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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아니면 모험?'
사실 넥센은 올 시즌 초 선발 투수진에서 애를 먹었다. 문성현이 5경기를 나선 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심수창도 3경기 선발 등판 후 부진함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갔다. 그러는 사이 롱 릴리프 역할을 하고 있던 김영민이 선발 자리를 꿰찬 후 내리 3연승을 거뒀고, 김병현도 선발진에 합류해 20일 두산전에서 국내 1군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일정상 문제가 있을 경우 장효훈이 '땜방 선발'로 2경기에 나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투수 듀오인 나이트와 밴헤켄이 워낙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어 적어도 선발진의 구성이나 운용에 관해선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한현희를 내세운 것이다. 그렇다고 순위 다툼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넥센은 21일 두산에 패하면서 30승2무28패로 두산, LG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1위부터 공동 4위까지의 승차는 고작 3경기. 매일 순위가 요동치는 숨막히는 접전 속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모험'과 '자신감'이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올라탄 것과 같다.
하지만 다시 부름을 받은 한현희는 6월에 들어와 6경기동안 11이닝동안 무실점을 기록중이다. 특히 지난 17일 목동 롯데전에선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등판, 2⅓이닝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 감독이 한현희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은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안다"는 점이다. 여기에 2군에 내려가선 최상덕 코치, 그리고 1군에선 정민태 투수코치에게 팔을 좀 더 낮추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로 인해 확실히 볼끝의 위력이 높아졌다. '경상도 사나이'인 한현희는 신예답지 않게 덕아웃에서도 여유가 넘친다. 기죽지 않고 새로운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농담까지 나눈다. 능글맞으면서도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이 성격은 마운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한현희가 성공을 거둔다면 넥센은 투수진 운용에 한층 여유가 생긴다. 김병현이 첫 승을 거두며 정상적으로 5인 체제에 확고히 가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현희까지 합류한다면 승부처인 7~8월에 최대 6인 선발까지 가동할 수 있다. 지친 투수들에게 하루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는 것은 엄청난 힘이 아닐 수 없다.
신예도 키우고, 승부처에서 싸울 힘을 비축하는 투수진 운용. 한현희라는 승부수가 넥센의 올 시즌 판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은 분명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