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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부부의 얼굴이 서울 잠실구장 전광판에 등장했다. 관중은 "키스해"라고 연호했다. LG 구단이 홈경기 4회말 종료 후 공수교대 시간에 갖는 '사랑의 키스타임' 이벤트다. 천하의 대통령 부부도 피해갈 수 없다. 국민의 요청을 받은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잠시 부끄러워하다 뽀뽀를 했다. 지난해 9월 3일 잠실 LG-롯데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키스타임 이벤트는 사전 예고가 없다. 구단별로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이벤트 담당자와 경기장 카메라맨이 사전 스케치를 통해 대상자를 점찍어 둔다.
LG 구단의 경우 매 경기 한 번 이 이벤트를 한다. 2분 안에 세 커플의 키스를 성사시키고 선물을 나눠준다. LG의 경우 앞 두 커플은 청춘남녀를 고른다. 마지막 커플은 나이가 지긋하다거나 해서 의외라는 반응을 이끌어 낸다.
대통령 커플까지 피해갈 수 없는 키스타임 이벤트는 후원업체들이 서로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일 정도다. LG의 경우 시즌 시작전 일찌감치 신한카드가 가장 높은 후원금을 내고 키스타임 이벤트를 가져갔다. 그만큼 야구팬들이 주목하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높다는 걸 업체들이 잘 알고 있다.
댄스타임은 키스타임과는 달리 사전에 참가자들을 섭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아무래도 섭외가 안 된 사람들에게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댈 경우 난처해서 거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벤트는 짧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실패할 경우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 그래서 이벤트 진행자가 경기 시작 전 또는 공수교대 시간에 참가자를 선발한다. 진행자들은 참가자들의 외모를 주로 보고 끼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한다. 춤을 잘 출 야구팬들은 금방 느낌이 온다고 했다.
요즘 구단은 여성, 어린이, 가족들을 야구장으로 더 끌어모으기 위한 이벤트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한국야구위원회가 목표로 잡은 700만 관중 달성은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800만을 넘어 1000만에 도달하기 위해선 남성을 넘어 아직 야구의 참맛를 알지 못하는 여성과 어린이에게 흥미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와 함께 키스타임에 버금가는 새 이벤트 개발도 뒤따라야 한다. 야구장은 그라운드 안 선수들의 경기력 이상으로 관중석 팬들끼리 스스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