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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석민(27)은 이번 시즌 시작 전 일본인 오치아이 투수 코치와 독특한 홈런 세리머니를 맞췄다. 일본 인기 만화 '하나노게이지'에 등장하는 '곰방대 세리머니'를 흉내냈다. 박석민이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오치아이 코치랑 똑같이 가슴을 두 번 치고 곰방대 끝에 불을 붙이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벌써 이번 시즌 이 세리머니를 박석민의 홈런 숫자 만큼 17번 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작년부터 독특한 세리머니를 하고 싶어 최형우랑 시작했는데 올해는 박석민까지 하게 됐다"면서 "올해는 홈런을 많이 치고 있는 박석민과 자주 하고 있다. 마치 내가 최형우를 배신하고 박석민으로 갈아탄 것 같다"며 웃었다.
요즘 박석민은 삼성의 4번 타자다. 앞 3번에 대선배 이승엽을 두고, 바로 뒤에 지난해 홈런왕(30개) 최형우가 자리한다. 이런 가문의 영광이 없다. 지난 3일 LG전부터 7경기 연속 4번을 치고 있다. 그는 "처음엔 의아했다. 그렇다고 감독님에게 타순을 얘기할 군번은 아니다. 까라면 깔 뿐이다"고 했다.
그는 4번 타자로서 부담을 전혀 갖지 않는다. 오히려 4번이 좋은 점이 많다고 했다. 앞에 이승엽, 뒤에 최형우가 버티고 있어 타점 기회가 많이 온다. 상대 투수들이 박석민과 승부를 많이 걸어와 도움이 된다고 했다.
15일 대구 KIA전에서 삼성 클린업트리오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홈런을 모두 쳤다. 이승엽 투런(시즌 16호), 최형우 스리런(5호), 박석민 투런(17호) 순으로 쳤다. 6번 진갑용(4호)까지 결승 솔로 홈런을 보탰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최형우가 이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삼성 클린업트리오는 상대팀에 공포의 지뢰밭이 될 수 있다.
박석민은 넥센 박병호와 홈런 공동 3위. 1위 넥센 강정호(19개)와 2개차, 2위 SK 최 정(18개)과 1개차다.
그는 "홈런왕 타이틀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강정호 최 정 박병호 다 잘 치지만 승엽이형이 홈런왕을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이 요즘 타격감이 좋지 않는데도 중요할 때 마다 한방씩 때리는 걸 보면 경이롭다고 했다.
프로라면 팬들에게 볼거리가 많아야 한다
박석민의 한시즌 개인 최다 홈런은 24개(2009년)다. 요즘 같은 페이스라면 개인 최다 기록 경신은 가능하다. 그가 올해 욕심을 내는 것은 100타점 이상이다. 벌써 62타점으로 아프지만 않으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이번달 4번 타순에서 8타점을 보탰다.
그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뭐든지 열심히 한다. 뜬공을 잡기 위해 그물망에 몸을 던진다. 홈런을 치고 난 후에는 오치아이 코치랑 곰방대 세리머니를 한다. 팬들은 그런 박석민을 '그라운드의 개그맨'이라며 웃는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력 보다는 코믹한 몸동작으로 웃음을 주었다. 하지만 그 웃음을 주는 방법이 올해는 달라졌다.
박석민은 이번 올스타전(21일) 출전은 무산됐다. 팬투표와 감독 추천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대신 아들 준현이와 경북 영덕에 살고 있는 장인, 장모를 위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