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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SK 감독(54)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달말 선두에서 2위로 떨어졌을 때는 "못 하면 감독 그만 두면 된다. 선수 없다고 우는 소리 안 한다"고 했다. 지난 1일에는 "지난 석달 동안 감독이 선수들을 배려해줬으면 이젠 선수들이 감독을 위해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8월까지 승률 5할에 +18(승수에서 패수를 뺀 것)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랬던 이 감독이 달라졌다.
씩씩했던 이 감독은 온데간데 없었다. 말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기자들이 팬들이 궁금해할만한 질문을 던지면 요지에만 짧게 답했다. 사족이지만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부연 설명을 최대한 줄였다.
그리고 자신을 끊임없이 낮췄다. 전반기 결산을 부탁하자 "감독이 못해서 아쉽다. 야수와 투수들이 잘 해준 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말조심하기 전 거침없이 한 말들은 언론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팬들과 선수들에게 전달된다. 이 감독이 배짱 두둑하게, 또는 선수들의 분발을 유도하기 위해 좋은 뜻으로 한 말도 팬과 선수들은 '뭐 이런 말까지 하나'라며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좋은 경험을 한 이 감독은 당분간 예전같은 시원한 입담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언론 앞에 설 때 더더욱 조심할 것 같다.
이 감독은 아직 감독 경력이 짧다. 초보 감독으로 봐야 한다. 좋은 경험을 했다. SK의 팀 성적이 다시 좋아지면 이 감독의 준 말수도 조금씩 다시 조심스럽게 늘 것이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