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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될 때는 1승이 너무 쉽다. 하지만 연패에 빠진 팀엔 1승은 무척 어렵다. 약 3시간의 경기시간이 24시간 처럼 길기만 하다. LG가 딱 그랬다.
LG 선발 김광삼이 5이닝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마침 LG가 2-1로 앞섰다. 김광삼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자 김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주키치 카드를 뽑아들었다. 그가 중간 불펜으로 등판한 것은 올해 처음이었다. 지난해에는 딱 한 번(7월 7일 대전 한화전)있었다.
올해 9승으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주키치를 불펜에 투입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또 올스타전 브레이크 전 남은 SK와의 두 경기에서 주키치 등판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우천 취소를 가정하고 먼저 중간에 쓴다는 건 초강수이자 무리수였다.
되는 날은 마운드가 버텨주면 야수들까지 미친곤 한다. LG가 그랬다. LG는 이번 시즌 팀 실책이 61개로 가장 많다. 수비가 가장 좋기로 소문난 SK(33개) 보다 거의 2배 많다. LG는 허술한 수비로 경기를 망친 게 제법 됐다.
그런 LG가 호수비를 3개를 했다. 발빠른 중견수 이대형이 2회와 3회 박정권과 정근우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잡아냈다. 2루수 서동욱도 2회 김강민의 강습 땅볼 타구를 그림같이 잡아냈다.
수비가 잘 되면 공격도 풀리게 돼 있다. 최근 LG 방망이는 응집력이 떨어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만년 백업 김태완(31)이 해결사 노릇을 했다. 1-2로 뒤진 4회말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를 쳤다.
김태완은 2004년 LG 유니폼을 입었고, 2004 시범경기에서 타점 1위에 오를 정도로 펀치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수비력이 떨어져 백업으로 지금까지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 시즌엔 2루수 경쟁에서 서동욱에게 밀렸다가 3루수 정성훈이 최근 허리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그 자리를 대신 메웠다. 지난달 10일 두산전에선 김선우를 상대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쳤지만 갈비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다음날 바로 2군으로 내려가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은 8회 1사 1,3루 찬스에서 포수 김태군에게 스퀴즈 번트 작전까지 써 1점을 더 뽑았다. LG가 3대1로 SK를 제압했다. LG는 33승41패2무로 여전히 5할 승률과는 거리가 멀다. 김 감독은 "수치상으로 힘들지만 힘을 내서 해봐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