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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좌완 장원삼(29)은 학생으로 치면 공부를 잘 하는 우등생이지만 1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6년 현대(지금의 넥센)로 프로 데뷔한 후 짝수해에는 꼭 10승 이상씩을 올렸다. 하지만 프로 7년차로 아직 국내에서 1위를 해 타이틀을 가져간 게 없다. 굳이 뽑자면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MVP가 전부. 그렇다고 구속이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 투수도 아니다. 투구폼도 깔끔해 볼 맛이 떨어진다. 국가대표로 몇 차례 뽑혔지만 인상적인 활약도 없었다. 장원삼의 말 처럼 그냥 고만고만한 선수였다.
그는 "완전한 반전 드라마였다. 시즌 초반 두산전에서 1이닝 8실점해 안 좋았는데 그 후 이렇게 반전이 될 줄 몰랐다"면서 "전반기 성적을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이상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이번 시즌 첫 등판, LG전(4월 8일)에서 패전을 기록했다. 그리고 4월 17일 두산전에서 1이닝 8실점하는 최악의 투구를 보였다. 또 패전. 2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6연승, 1패 뒤 다시 5연승으로 치고 올라갔다.
연봉 2억이 넘지만 차도 없고 기숙사에 산다, 왜
그렇지만 그는 개인 승용차도 없고, 경산 기숙사에서 후배들과 함께 생활한다. 장원삼의 올해 연봉은 2억2500만원. 프로 선수가 된 후 연봉으로만 10억 이상의 큰 돈을 벌었다. 국가대표로 베이징올림픽에 나갔다. 나름 스타 선수인데도 장원삼은 화려한 것보다 실속을 챙기는 편이다. 차는 프로 입단 이후 동료 선수 차를 얻어 타다 면허증을 2009년에 뒤늦게 땄다. 또 경성대 시절 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이보다 편할 수가 없다고 했다. 장원삼은 대구 홈경기 때면 구단 버스를 타고 경산 숙소와 대구야구장을 출퇴근한다.
그는 톱 스타가 돼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삼성에는 이승엽 오승환 같은 실력과 동시에 이름값이 높은 빅스타들이 많다. 장원삼은 "소리없이 조용하게 살아가는 게 좋다. 톱에 올라가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야구 안 했으면 평범한 촌놈, 지금 용됐다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면 잘 생긴 구석이 많다. 계란형 얼굴에 진한 눈썹, 그리고 속눈썹이 길어 곱상하다.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천상 서울 출신 '날라리'로 착각할 수 있다. 장원삼의 고향은 창원이다. 그가 입을 여는 동시에 진한 경상도 사투리가 쏟아진다. 여성팬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미혼인 장원삼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다수가 어린이 팬들이다. 그의 변명은 이렇다. "내가 무뚝뚝해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다."
그는 야구를 해서 출세했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안 했으면 평범한 촌놈으로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어릴 때 잘 하는 게 없었다. 사파초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던지는 투구폼이 예쁘다고 해서 투수가 됐다. 하지만 용마고 시절까지도 그저 그런 투수였다. 체격이 왜소했고 힘이 약해 공 스피드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일찌감치 정교한 제구력에 초점을 맞췄다.
그랬던 장원삼은 "지금은 용됐다. 올해는 내 야구인생에서 다시 오기 힘든 찬스다. 기회가 왔을 때 정점을 찍고 싶다"고 했다. 승리투수는 투수 혼자 마운드에서 잘 던져서만 되는 게 아니다. 팀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장원삼은 동료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밥을 산다. 그는 "나는 밥을 산다고 사는데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 지는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