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1위 장원삼 "야구 안했으면 평범한 촌놈"

최종수정 2012-07-25 09:12

삼성 에이스 장원삼.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7.24/

삼성 좌완 장원삼(29)은 학생으로 치면 공부를 잘 하는 우등생이지만 1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6년 현대(지금의 넥센)로 프로 데뷔한 후 짝수해에는 꼭 10승 이상씩을 올렸다. 하지만 프로 7년차로 아직 국내에서 1위를 해 타이틀을 가져간 게 없다. 굳이 뽑자면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MVP가 전부. 그렇다고 구속이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 투수도 아니다. 투구폼도 깔끔해 볼 맛이 떨어진다. 국가대표로 몇 차례 뽑혔지만 인상적인 활약도 없었다. 장원삼의 말 처럼 그냥 고만고만한 선수였다.

100점 이상을 주고 싶다

그랬던 그에게 2012년, 스스로도 놀랄 일이 벌어졌다. 전반기 16경기에 등판, 11승(3패1홀드)으로 다승 단독 1위를 달렸다. 지난해 8승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프로 개인 최다승(13승, 2010년) 경신은 시간 싸움이다. 일부에선 장원삼이 전반기 같은 놀라운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꿈의 승수인 20승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완전한 반전 드라마였다. 시즌 초반 두산전에서 1이닝 8실점해 안 좋았는데 그 후 이렇게 반전이 될 줄 몰랐다"면서 "전반기 성적을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이상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이번 시즌 첫 등판, LG전(4월 8일)에서 패전을 기록했다. 그리고 4월 17일 두산전에서 1이닝 8실점하는 최악의 투구를 보였다. 또 패전. 2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6연승, 1패 뒤 다시 5연승으로 치고 올라갔다.

연봉 2억이 넘지만 차도 없고 기숙사에 산다, 왜

장원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투구폼이 간결하고, 제구가 되는 투수에서 '삼성의 에이스', '제구가 완벽한 투수'라는 새로운 평가가 쏟아졌다. 그의 야구인생에 정점을 찍을 기회가 온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개인 승용차도 없고, 경산 기숙사에서 후배들과 함께 생활한다. 장원삼의 올해 연봉은 2억2500만원. 프로 선수가 된 후 연봉으로만 10억 이상의 큰 돈을 벌었다. 국가대표로 베이징올림픽에 나갔다. 나름 스타 선수인데도 장원삼은 화려한 것보다 실속을 챙기는 편이다. 차는 프로 입단 이후 동료 선수 차를 얻어 타다 면허증을 2009년에 뒤늦게 땄다. 또 경성대 시절 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이보다 편할 수가 없다고 했다. 장원삼은 대구 홈경기 때면 구단 버스를 타고 경산 숙소와 대구야구장을 출퇴근한다.

그는 톱 스타가 돼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삼성에는 이승엽 오승환 같은 실력과 동시에 이름값이 높은 빅스타들이 많다. 장원삼은 "소리없이 조용하게 살아가는 게 좋다. 톱에 올라가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야구 안 했으면 평범한 촌놈, 지금 용됐다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면 잘 생긴 구석이 많다. 계란형 얼굴에 진한 눈썹, 그리고 속눈썹이 길어 곱상하다.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천상 서울 출신 '날라리'로 착각할 수 있다. 장원삼의 고향은 창원이다. 그가 입을 여는 동시에 진한 경상도 사투리가 쏟아진다. 여성팬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미혼인 장원삼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다수가 어린이 팬들이다. 그의 변명은 이렇다. "내가 무뚝뚝해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다."

그는 야구를 해서 출세했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안 했으면 평범한 촌놈으로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어릴 때 잘 하는 게 없었다. 사파초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던지는 투구폼이 예쁘다고 해서 투수가 됐다. 하지만 용마고 시절까지도 그저 그런 투수였다. 체격이 왜소했고 힘이 약해 공 스피드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일찌감치 정교한 제구력에 초점을 맞췄다.

그랬던 장원삼은 "지금은 용됐다. 올해는 내 야구인생에서 다시 오기 힘든 찬스다. 기회가 왔을 때 정점을 찍고 싶다"고 했다. 승리투수는 투수 혼자 마운드에서 잘 던져서만 되는 게 아니다. 팀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장원삼은 동료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밥을 산다. 그는 "나는 밥을 산다고 사는데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 지는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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