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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에서 공세로!'
그런데 전반기 넥센의 투수 로테이션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팬들이라면 의문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넥센의 1선발은 당연히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인 나이트였기 때문. 비록 나이트가 21일 올스타전에서 투구를 했지만, 불펜 피칭 정도라 볼 수 있기에 굳이 기용을 못할 이유가 없었다. 롯데도 이날 올스타전 선발로 나섰던 외국인 투수 유먼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렇다고 나이트가 KIA전에서 약하지 않았다. 3경기에 나와 1승에다 평균자책점 1.29로 밴헤켄 못지 않은 피칭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헤켄이라는 카드를 먼저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전반기에 나이트를 1선발로, 그리고 밴헤켄은 주로 3~5선발로 기용했다. 직구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던 시즌 초반에는 5선발로까지 밀렸던 밴헤켄은 서서히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며 3선발로까지 '지위'를 올렸지만,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그 이상은 아니었다.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영입했을 경우 원투펀치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무래도 팀 전력이 약한 넥센으로선 연승을 달성하기 보다는 연패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나이트와 밴헤켄을 붙여서 활용하지 않았다. 전반기 내내 김 감독도 "두 선수를 원투펀치로 쓰다 만약 모두 패한다면 다른 선수들까지 큰 영향을 미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공산이 컸다. 우리팀의 경우 연승을 노리는 것보다는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력이 약한 팀으로서 수세적인 전략을 취했음을 밝힌 대목이다.
그런데 지난달 말 장마로 인해 자주 경기가 취소되면서 자연스레 나이트와 밴헤켄은 원투펀치로 기용되기 시작했다. 적어도 올스타전 브레이크까지만 이렇게 쓸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김 감독은 "나이트 혹은 밴헤켄 가운데 누가 먼저 1선발로 나갈지는 상대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비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상 자연스레 원투펀치가 됐는데, 이를 찢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기 첫 3연전이 KIA전이다. KIA도 1~3선발을 모두 내면서 강하게 나올 것이다. 후반기 초반에 밀리면 4강을 장담할 수 없기에, 우리도 최강의 카드를 내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해가는 전략이 아니라 정면대결을 펼치겠다는 말이다. 곧 팀 전략을 공세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24일 밴헤켄을 내세워 예상대로 승리를 따낸 후 25일 나이트를 선발로 예고했다. 연승을 노리겠다는 의지다. 넥센은 KIA전이 끝나고 삼성과 주말 3연전을 가진다. 예상대로라면 밴헤켄은 삼성과의 3연전 마지막날인 29일에 또 나설 수 있다. 다음주 주중에는 SK 그리고 주말에는 LG와 만난다. '쉬어가는 코너'가 없는 가운데, 다음주에는 나이트를 2번 기용할 수 있다.
팀 전략의 전환이 지난해 최하위를 벗어나는데 이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넥센의 승부수임은 물론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