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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키우기 위해선 실전 경기만한 것이 없기에 김병현과 이성열은 꾸준히 기용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두 선수에게 계속 기회를 주기에는 현재 팀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데 있다. 피말리는 4강 경쟁으로 1승이 아쉬운 상황인데, 언제 터질지 모를 이들의 잠재력 폭발만을 한없이 기다릴 수 없기 때문.
넥센 김시진 감독은 오랫동안 야구를 쉰 김병현에게 낯선 선발과 한국 무대 적응을 위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킨 후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밀렸을 경우 자주 로테이션에서 빼며 면밀하게 몸 상태를 살피고 있다. 또 입버릇처럼 "병현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호령했던 검증된 투수다. 내년 이후 넥센의 선발 마운드를 책임질 재목이다. 올해 성적에 대해선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제구력 보완을 위해 너무 열성적으로 불펜 피칭을 자청, 김 감독이 말릴 정도였다지만 여전히 실전에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김 감독은 김병현을 불펜으로 쓸 생각도 없다. 가뜩이나 피칭 후 컨디션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의 선수를 불펜에 대기시킬 수 없는 노릇.
두산에서 데려온 이성열 역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제2의 박병호'를 만들기 위해 계속 타석에 내보내고 있지만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넥센으로 이적해 꾸준히 6번에 기용됐지만 8경기에서 26타수 2안타 1타점, 1할도 되지 않는 7푼7리에 그치고 있다. 올 시즌 두산에서 기록한 2할8푼6리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이적 후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는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선구안이 좋지 못하다. 당장 이번 시즌 중에는 고칠 수 없다. 꾸준히 타석에 들어선다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팀을 옮긴 후 8~9월 꾸준히 기용된 박병호와는 케이스가 다르다. 당시에는 넥센이 사실상 4강 대열에서 탈락한 상황이라 성적에 대한 부담없이 선수를 육성하는 리빌딩이 가능했지만, 올 시즌은 당당히 가을야구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로 일컬어지는 이택근-박병호-강정호의 클린업 트리오의 폭발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선 6번 타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데, 현재로선 이성열에게 기대를 걸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1승이 간절한 상황에서 김시진 감독이 과연 이 두 선수를 과감히 기용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물론 이들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준다면 딜레마는 싹 사라질 수도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