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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땡빚이라도 내야죠."
류 감독은 박한이, 박석민, 오승환, 차우찬 등 4명의 선수와 시즌 전 내기를 걸었다. 박한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3할3푼의 타율, 박석민은 100타점, 오승환은 블론 세이브 3개, 차우찬은 포스트시즌 포함한 15승 등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됐다. 만약 이 기록을 달성하면 류 감독이 선수들에게 500만원씩, 조금 미치지 못하면 200만원씩 주지만 반대로 일정 기록 이하면 선수들이 류 감독에게 돈을 내야하는 조건이다.
사실 류 감독은 수비코치 시절인 2008년 당시 부진했던 박한이의 기를 살리기 위해 재미삼아 소소한 내기를 걸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해를 제외하곤 모두 박한이가 돈을 가져갔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 이번 시즌 전 류 감독에게 집단으로 '도발'을 한 것이다.
적어도 겉으로만 보면 뺏고 뺏기는 싸움. 하지만 류 감독은 여유가 넘친다. 자신의 성적이 올라가면서 보너스까지 받는 선수도 그렇거니와 주전 선수들이 이 정도만 해준다면 팀 성적은 당연히 좋을테니 류 감독으로서도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닌 셈이다. "달성만 한다면 땡빚이라도 못 내겠냐"라며 류 감독이 웃는 이유다.
하지만 내기는 엄연한 내기. 류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주로 벤치 멤버였던 정형식과 배영섭이 요즘 너무 잘하고 있는데다 25일 SK전을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 27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뺀 박한이를 불러세웠다. "한이야. 3할3푼 넘더라도 나한테 반 떼줄거야? 그러면 규정타석 채우도록 기용해 주고." 그러자 "감독님. 저 이래뵈도 타율 3위입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라는 박한이의 응수가 이어진다. 성적에 여유가 있으니 웃음이 넘쳐나는 삼성 덕아웃의 현주소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