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타율 0.484 진갑용 "나이와 실력 상관관계 제로"

기사입력 2012-07-29 11:40


15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에서 4회 KIA 김선빈이 안치홍의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쇄도했다. 진갑용의 블로킹에 아웃 당하고 있는 김선빈. 김선빈은 진갑용과 충돌하고 부상을 당하며 홍재호로 교체 됐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7.15

삼성 안방마님 진갑용(38)이 주심에게 타임을 요청했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땀이 눈으로 들어갔다. 해가 떨어져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열대야 속에서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 이상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는 걸 반복한다. 삼성의 주전 포수인 그는 마스크, 가슴과 다리, 낭심 보호대까지 착용한다. 그 무게만 10㎏이 넘는다. 올해 나이 38세, 나이 마흔을 바로보는 진갑용은 우스갯소리로 "요즘 같이 더울 때는 망사로 된 보호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온몸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땀 냄새를 넘어 쉰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나이와 실력은 아무 상관없다

요즘 후배들은 진갑용에게 "뭘 먹길래 올해 이렇게 잘 하느냐"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규정 타석에 미달되지만 시즌 타율이 3할3푼2리(239타석 214타수 71안타)다. 홈런 5개에 46타점. 특히 득점권 타율이 4할8푼4리로 매우 높다.

1997년부터 프로생활을 한 후 그의 최고 타율은 3할6리(2001년)였다. 11년 전, 그의 나이 27세로 한창일 때였다.

진갑용의 수비력은 일찌감치 수준급이었다. 정교한 볼배합과 안정된 투수 리드, 경기를 읽는 눈은 국내 최정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방망이 실력은 계속 내리막을 타고 있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전경기 풀타임이 힘들어 쉬다보면 타격감을 유지하는게 어렵다.

그는 올해 가장 간결한 스윙으로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스윙 궤적이 군더더기 없이 짧고 빠르다. 큰 타구 보다 정확하게 배트 중심에 맞힌다는 느낌으로 휘두른다. 또 상대 투수와의 수싸움에서 이길 때가 많다. 풍부한 경험으로 구질을 파악한 후 노려치는게 잘 먹힌다.

진갑용은 "나이와 실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언제라도 팀에서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 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진갑용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당당하다.

우리는 더 강해졌다


그는 포수인 동시에 주장이다. 주장은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고 가야 한다.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있지만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행동대장이 주장이다. 이번 시즌 초반 삼성은 약 두 달 동안 하위권을 맴돌았다. 진갑용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가장 먼저 삭발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달초 선두로 올라가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치고 올라가는 페이스가 빠르다. 지난해 보다 팀 전력이 더 강하다"고 했다. 진갑용은 삼성 선수들이 여유가 있다고 했다. 2011년 아시아시리즈 우승 같은 큰 대회 경험을 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또 시즌 초 7위까지 떨어진 게 쓴약이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구나'라는 걸 모두가 느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자만하지 않는다. 안 좋았을 때를 기억하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진갑용의 후계자는 누구

진갑용은 스스로 풀타임 출전은 힘들다고 말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진갑용에게 한 시즌 100개(총 133경기) 정도를 맡긴다. 그는 내년까지 삼성과 계약돼 있다. 요즘 진갑용의 백업은 타격 소질이 뛰어난 이지영(26)이다. 이지영의 시즌 타율은 3할8푼, 6타점.

진갑용은 올해로 14년째 삼성의 안방을 지키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포수들과 주전경쟁을 했지만 살아남았다. 지금 삼성 2군에는 채상병 현재윤 이정식 등이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삼성 안방마님의 주인은 바뀌지 않았다. 요즘은 이지영이 진갑용의 후임자로 가장 앞서 있다. 하지만 진갑용은 야구실력은 나이와는 무관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세대교체는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운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선 늘 만약을 대비한 다음 카드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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