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로야구 KIA와 넥센의 경기가 7월 26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김병현이 1회 연속안타를 허용하고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
|
요즘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질문 중 하나가 김병현이 계속 선발 로테이션에 남는지 여부다. 김병현은 지난 겨울 히어로즈에 합류한 후 지금까지 늘 뉴스와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시즌 개막 초기에는 언제쯤 1군에서 공을 던지느냐에 초점이 맞춰지더니, 선발 등판이 이뤄지면서 투구 내용으로 눈길이 옮겨갔고, 지금은 선발 로테이션 잔류 여부가 관심사가 됐다. 그만큼 올 시즌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기도 했고, 기대가 탄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9경기에 등판해 2승4패, 평균자책점 6.28. 38⅔이닝을 던져 40안타을 내줬는데, 이 중에 홈런이 3개다. 피안타율이 2할7푼2리, 볼넷이 24개, 사구가 11개, 탈삼진이 26개다. 사구 11는 투수 전체 1위. 이닝당 무려 0.28개에 달한다. 선발로 나선 8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게임은 3번에 불과하다. 김병현은 대체로 1회에 고전을 했고, 4사구를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다. 호투를 한 경기도 있었지만, 안 좋은 경우가 더 많았다. 여전히 제구력이 불안하고, 공끝이 위력적이지 못한 공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쏠렸다.
기록을 놓고보면 분명 선발 로테이션에 남기 어려운 성적이다. 더구나 김병현은 7월 12일 SK전에서 5이닝 동안 5실점한데 이어, 7월 26일 KIA전에서는 1⅓이닝 동안 5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 경기 연속으로 난타를 당했다. 새미 소사같은 메이저리그의 홈런타자들을 씩씩하게 삼진으로 돌려세우곤 했던 '그 김병현'을 머리에 그리고 있던 팬들에게 '지금의 김병현'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3년 간의 공백을 감안해야 한다고, 올해보다 내년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영웅' 김병현은 너무 힘들어 보였다.
 |
| 7월 26일 KIA전 1회부터 위기에 몰린 김병현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
|
그럼 김병현은 계속 선발 로테이션에 잔류할 수 있을까. 8월 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지는 SK전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을 놓고 고민에 빠진 김시진 감독으로선 결단을 내려야할 시간이 온 것이다.
30일 김시진 감독과의 전화통화에서 김병현의 선발등판에 대해 묻자 "다들 내 인내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한 모양이다"며 웃었다. 최근 김 감독의 고민이 함축적으로 녹아 있는 말이다. 김 감독은 "능력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김병현을 선발로 올린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팀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변화가 필요하게 되면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이번 SK전 등판 선발 로테이션에 따른 일정이다. 김병현은 7월 12일 마운드에 오른 후, 올스타 브레이크와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2주 만인 7월 26일 등판했다. 공백이 길어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상적인 로테이션에 따라 5일간 휴식을 취한 뒤 마운드에 오른다. 외국인 선수 브랜든 나이트, 밴헤켄에 이어 3선발 내지 4선발로 나서고 있는 김병현이 가능성을 보여줘야할 SK전이다.
김 감독은 26일 광주원정을 마치고 27일 새벽 서울에 도착해, 김병현과 우연히 조우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김 감독은 "화장실 근처에서 김병현과 마주쳤는데, '감독님, 죄송합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다음에 잘 던지면 된다. 부담갖지 마라. 던질 수 있을 만큼 능력이 되니까 마운드에 올리는 것이다'라는 말을 해줬다"고 했다.
 |
|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가 7월 12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펼쳐졌다. 김병현이 6회말 강판되고 있다. 김병현은 4피안타 4실점, 5사사구를 기록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
|
전반기 크게 선전했던 히어로즈는 삼성과의 지난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후반기 6경기에서 1승5패를 기록했다. 31일 현재 41승2무41패, 승률 5할로 SK와 함께 공동 4위다. 6위 KIA에 0.5게임 차로 쫓기고 있다. 김 감독이 "전반기 얻은 것을 지난 한 주 동안 모두 잃어버렸다"고 할만큼 상황이 어렵다. 2008년 팀 출범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히어로즈로선 8월 초중순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투수 김병현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김병현이 1일 SK전에서 부진할 경우 김 감독은 대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대체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결정에 반영될 것이다. 김병현의 컨디션이 안 올라올 경우 1군에 잔류해 다른 보직을 맡는 게 아니라 2군으로 내려가 선발로 뛸 가능성이 높다.
히어로즈나 김병현 모두 굉장히 중요한 한 주가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