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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못하면 죽는거지!"
돌아온 맹장 김응용 한화 감독(71)이 카리스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첫 행보에서부터 선수단과 구단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감독은 10일 대전구장을 방문했다. 지난 8일 감독 취임 발표가 난 이후 8년 만의 첫 현장행보였다.
덕아웃으로 나와 신인선수 훈련을 지도하던 2, 3군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눈 그는 훈련에 방해된다며 그라운드에서 재빨리 빠져나왔고, 대전구장 전경을 쭉 살펴봤다.
김 감독의 카리스마 본색이 드러난 것은 노 단장, 1군 코치진과의 오찬회동을 위해 서둘러 이동하는 동안이었다.
취재진과 깜짝 인터뷰를 가진 김 감독은 '신임 감독으로서 한화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을 받자 "프로(선수)라면 말하지 않아도 뻔히 아는 것 아니냐. (야구)못하면 죽는거지"라고 말했다.
주저하지도 않았다. 거침없이 강력한 임팩트가 있는 한 마디를 던지는 그의 표정에는 감독 전성기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호랑이가 엿보였다.
김 감독은 해태(현 KIA)에서 9번, 삼성에서 1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는 과정에서 과묵한 리더십과 혹독한 조련술로 명성을 떨쳤다. 기대한 만큼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면 천하의 스타 플레이어라도 가차없이 강등시키기로 유명했다.
그랬던 그가 감독 현장에서 떠난 지 8년이 흘렀고, 이번에 다시 복귀하면서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 감독도 최근 이틀 동안 "나이도 있으니 좀 더 부드러워지지 않겠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하지만 이는 신임 감독의 의례적인 멘트에 불과했다. 이날 대전구장 방문을 앞두고 한화 구단을 여러모로 파악했다는 김 감독의 말대로 막상 첫 행보에 들어가자 세월의 무게 앞에 부드러워진 어르신 이미지로는 안되겠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김 감독은 "최근의 한화 성적은 기대보다 못미쳤던 게 사실"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한 뒤 "돈으로 좋은 선수를 마냥 사들일 수는 없는 만큼 젊은 선수를 키우는 방법으로 강해져야 한다"며 향후 구상을 밝혔다. 이 과정에 나온 경고가 "못하면 죽는다"였다. 앞으로 한화 선수들은 정신 단단히 차리고 '김응용 시대'를 맞이해야 할 것이란 경고장이자, 죽을 각오로 뛰는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출사표이기도 했다.
더불어 김 감독은 구단에 대해서도 할 말을 했다. 좁아터진 대전구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대전구장의 정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14m밖에 안된다. 이런 야구장은 어딨나. 이렇게 좁은 경기장을 가지고 우승 못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전구장의 구조적 단점으로 인해 투수들이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라도 마음놓고 던지기 힘들 뿐아니라 외야수의 중계 플레이도 제대로 구사할 수 없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작은 운동장에서는 외야수들이 타구를 쫓아가다가 갑자기 멈춰야 하는 등 불안한 요소가 쌓이면 경기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중앙 펜스간 거리가 125m까지 확보된다면 최상이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금 대전구장은 빠른 시일내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대로 된 '김응용식 야구'를 보고 싶으면 기본적인 인프라부터 구축하라는 첫 요구사항이었다.
한편, 한화 구단 관계자는 "대전구장 외야 바로 뒤쪽에 대전시교육청이 조성한 스승의 공원이 있기 때문에 확장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