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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올드팬들에게 해태(현 KIA)는 원망의 대상이었다. 해태는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10년 이상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고비 때마다 발목을 잡았다. 삼성은 해태만 만났다 하면 허무하게 무너졌다. 당시 해태 왕조를 이끈 가장 인상적인 두 주인공이 김응용 감독과 선동열 감독이었다. '코끼리' 김 감독은 당시 강력한 카리스마로 해태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휘어잡았다. '무등산 폭격기' 선 감독은 묵직한 직구와 명품 슬라이더로 삼성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해태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밥먹듯 해 가을잔치가 지겨워질 때 삼성은 '우리는 언제 우승 한번 해보나'하며 하늘만 쳐다봤다.
내년, 한국야구는 볼만하다. 진정한 영호남의 대결 구도가 그려졌다. 최근 김응용 감독이 한화 사령탑에 올랐다. 김 감독은 해태 왕자의 핵심 세력이었던 김성한 수석코치와 이종범 코치를 영입했다. 힘없는 한화야구에 해태야구를 이식시키는 작업을 시작했다. 선동열 KIA 감독도 내년을 벼르고 있다. 류 감독은 1일 SK를 4승2패로 꺾고 2연패를 달성한 후 "그동안 선동열 감독님의 그림자를 지우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등한 입장에서 맞대결하게 됐다. 선 감독과 류 감독은 나란히 두 번씩 우승해봤다.
해태의 피가 흐르는 김 감독과 선 감독은 우승의 노하우를 알고 있는 승부사들이다. 내년이면 이제 3년차 사령탑인 류중일 감독 보다 수많은 경험을 했다. 또 둘은 이미 각자의 구단에 전력보강을 요청했다. 또 우승을 위해 싸우겠다고 외쳤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KIA와 한화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위 삼성을 무너트리기 위해 김 감독과 선 감독은 그들이 배우고 익힌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 둘은 스승과 제자 이상의 신뢰를 갖고 있다.
김 감독은 한화와 2년 계약했다. 3년 계약한 선 감독은 내년이 두번째 해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마지막해인 2014년엔 급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2년 연속으로 삼성의 우승 제물이 된 SK와 이만수 감독도 더 독한 마음으로 겨울을 날 것이다. 우승에 목마른 롯데와 두산도 삼성의 독주가 달갑지 않다.
삼성과 류중일 감독은 2013년에 더 거센 도전을 받게 돼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