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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6)은 요미우리 사상 70번째 4번 타자다. 지금 요미우리의 4번은 포수 아베(33)가 치고 있다.
세 살 아래인 아베는 외국인 선수인 이승엽과 유독 친분이 두터웠다. 아베는 다른 일본 선수와 달리 한국말을 곧잘 했다. 이승엽에게 한국말로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 항상 웃는 얼굴인 아베는 이승엽을 형님 대접해준 셈이다. 이승엽이 요미우리에 처음 와 개막전 때 아베의 미즈노 방망이를 빌려주기도 했었다.
이승엽은 2008시즌부터 손가락, 무릎 등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때 아베는 이승엽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승엽은 그런 아베가 누구보다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둘은 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만찬장에서 1년 만에 다시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8일 롯데의 김해 상동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아베가 요미우리 동료들과 함께 훈련 차례를 기다리면서 이승엽 등 삼성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한참 동안 지켜봤다.
아베는 배팅케이지 안에서 연신 홈런 타구를 날리는 이승엽을 보면서 "승짱, 안 좋아"라고 했다. 이승엽과 요미우리에서 함께 뛰었던 일부 선수들도 이승엽에게 말을 걸면서 아는 척 했다. 이승엽의 큰 홈런 타구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외야수 초노는 먼저 이승엽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이면서 악수를 하기도 했다.
이승엽이 훈련을 마칠 때쯤 아베가 다가와 둘만이 대화를 했다. 둘은 배트와 스파이크, 이번 대회 공인구 등 용품에 대해서 주로 얘기했다. 또 이승엽은 삼성의 4번 타자 박석민을 불러 아베 등에게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긴장한 박석민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승엽은 "아베가 어제 사직구장에서 타격훈련을 했는데 장외 홈런을 칠 뻔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인구가 잘 날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이 국내야구에서 사용하는 통일구(미즈노 제품)에 비해 이번 대회 공인구(스카이라인 제품)는 반발력이 좋다. 삼성 타자들의 타구도 생각 보다 멀리 날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승엽은 스승 하라 요미우리 감독과는 이날 별도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라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상동구장에 도착했지만 삼성 팀 훈련이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로 나오지 않았다. 이승엽은 "만찬장에서 하라 감독을 만나 인사를 했다"면서 "다시 만나면 인사를 드릴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 미디어도 이승엽과 아베의 만남에 큰 관심을 가졌다. 또 이승엽과 별도의 인터뷰를 가졌다. 이승엽은 삼성과 요미우리가 결승전에서 만날 경우 요미우리의 선발 투수로 나갈 미야쿠니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름만 알고 있다. 공이 빠르냐"고 일본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빠르지 않다"였다. 미야쿠니는 이번 시즌 17경기에 등판, 6승2패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김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