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왜 조범현을 인스트럭터 대신 '감독'으로 불렀나

기사입력 2012-12-06 07:30


2012 팔도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과 SK의 경기가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삼성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0.31/

삼성은 조범현 카드를 내년에도 계속 쓰기로 했다. 포수 육성을 위해 조범현 이상의 선택은 없다고 봤다. 삼성은 마무리 훈련 한 달 동안 조범현 전 KIA 감독(52)을 포수 인스트럭터로 썼다. 둘 다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조범현이 누구인가. 그냥 막 다를 인물은 아니다. 그는 이미 SK와 KIA 사령탑을 지냈다. 2009년 KIA를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 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기술자 중 한 명이다. 게다가 이제 경우 나이 50대 초반. 언제라도 프로팀 감독으로 복귀할 수 있는 지도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실제로 프로팀 감독을 뽑을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삼성 구단은 내년 조범현 포수 인스트럭터의 호칭을 '감독'으로 통일했다. 또 일반 코치 연봉을 뛰어넘는 좋은 대우를 해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할은 인스트럭터지만 호칭과 대우를 특별하게 해주는 것이다.

삼성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는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조범현 인스트럭터는 잠시 자리를 비켰다. 어떤 호칭을 쓸지를 두고 얘기가 오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결정을 내렸다. '감독'으로 불러달라고 코치들을 설득했다. 류 감독으로선 통큰 결정이다.

호칭 문제는 생각하기에 따라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고 단순한 게 아닐 수도 있다. 한 구단에 감독은 많아야 2명이다. 1,2군 코칭스태프의 목줄을 쥐고 있는 1군 감독과 2군을 책임지는 2군 감독이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코치 또는 트레이너다.

류 감독은 선배 감독이고 예의를 갖추는 차원에서 호칭을 감독으로 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류 감독은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는 전문가에 맡기는 편이다. 팀이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선배라도 모셔와서 함께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조 인스트럭터는 대구출신으로 류 감독 보다 세 살 위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주 무대는 삼성이 아니었다. 1982년부터 OB(현 두산)에서 8년을 뛰었고 91년부터 2년 동안 삼성에서 선수 생활 후 은퇴했다. 이후 쌍방울 코치를 시작으로 삼성 코치, SK 감독, KIA 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역임했다. 2011시즌 KIA 감독에서 물러난 후 야인으로 지내왔다. 2010년에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류중일 감독(당시 삼성 코치)을 대표팀 코치로 발탁,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었다.

류 감독이 조 인스트럭터에게 기대하는 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포수를 육성해달라는 것이다. 삼성은 10년 넘게 진갑용(38)에게 의존하고 있다. 숱한 경쟁자를 붙였고, 여러 선수들을 키워봤지만 아직 제2의 진갑용이라고 꼽을 만한 걸출한 유망주가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2012시즌 이지영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조 인스트럭터는 지난달 마무리 훈련에서 김동명(24)과 이흥련(19)이 볼만했다고 평가했다. 김동명은 2007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흥련은 홍익대를 졸업하고 내년 프로에 첫발을 디디는 루키다.

조 인스트럭터는 삼성을 발판으로 또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다. 현장을 떠나 있는 것보다 삼성에서 선수를 지도할 경우 다른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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