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고 곪았던 환부가 드디어 터져나왔다. 뿌리깊은 고교-대학 야구 입시비리가 전현직 프로 및 대학 감독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만천하에 드러나고야 말았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는 아예 환부를 깨끗이 치료하고 도려내어야 한다. 그러려면 도대체 왜 이런 부정이 만행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을 알아야 한다.
대학 감독이 선수선발 전권 갖는 시스템, 비리의 근거가 된다
이렇게 A급 선수들이 프로무대에 진출하고 난 뒤에 남는 선수들은 대학에 가야만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선발 권한이 대부분 대학 감독에게 있다보니 부정한 청탁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학연이나 혹은 프로에서의 인연을 근거로 은밀한 거래가 이뤄진다. 과거의 인연을 빌미로 고교 감독과 대학 감독간에 청탁이 줄을 잇는 것이다.
물론 뇌물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학부모들은 개인적으로 혹은 고교 감독을 통해 대학 감독에게 접근해 자식의 입학을 부탁하며 뇌물을 밀어넣는 방식을 택한다. 아예 대학별로 'A대학은 1억원, B대학은 7000만원' 하는 식으로 일종의 단가가 정해져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직도 남아있는 '끼워넣기' 관행
또 이른바 '끼워넣기' 역시 아직까지 만행되고 있다. 굳이 청탁을 하지 않아도 입학이 가능할 정도의 기량을 보유한 고교 감독들의 경우 다른 학부모들에게 1차로 부탁을 받는다. '우리 아이도 함께 대학에 보내달라'는 식이다. 이런 제안을 역으로 학부모에게 하는 케이스도 과거에는 있었다. 이렇게 학부모들의 청탁을 모아 다시 대학감독에게 2차 청탁을 한다. 이를테면 'A선수를 그 대학으로 보낼테니 대신 2~3명 정도 우리 학교 선수도 함께 받아달라. 그에 대한 보답은 하겠다'는 형태다. 이 역시 대학 감독이 선수 선발에 관한 거의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뤄질 수 있는 형태의 비리다.
학부모들이 이런 식으로라도 아이를 대학에 진학시키려고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일찍부터 야구만 해 온 학생이 사회로 나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최소한 대학 학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로지 야구만 해 온 고교선수의 입장에서는 당장 대학진학을 못할 경우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 막막해진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고교야구의 주말리그제가 도입됐지만, 아직 뿌리를 내리지는 못했다.
또 대학에서 야구를 조금 더 배워 프로에 들어갈 만한 실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비록 고교시절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지라도 대학에서 신체조건이나 실력이 쑥쑥 성장할 수도 있다. 그렇게되어 대학 졸업시기에 프로팀에 당당히 러브콜을 받고 가는 것이 학부모와 선수의 이상이다. 이런 기대를 갖고, 부정을 저질러서라도 대학에 보내려고 하는 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