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공백 메운 나지완의 입대 전 '마지막' 시즌

최종수정 2013-01-17 08:13


KIA 나지완(28)하면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부터 떠오른다. 12년만의 우승, 10번째 우승을 가져온 극적인 홈런포였다.

그때의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이후 스포트라이트는 나지완을 빗겨갔다. 특히 2011년 이범호 영입 후엔 모두들 'L-C-K(이범호 최희섭 김상현)포'만 얘기했다. 하지만 L-C-K포가 제대로 가동된 시즌은 없었다. 누구 하나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지난해엔 단 한 차례도 함께 뛰지 못했다.

L-C-K 공백 메운 나지완, 어쩔 수 없는 그들의 그림자

그때마다 중심타선을 지킨 건 나지완이었다. 중심타선을 받치는 타순 혹은 백업멤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국 나지완이 중심타선에 남았다. 나지완은 2009년 이후 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기록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8월 22일 광주구장. 경기 후 나지완이 남긴 말이 떠올랐다. "연패 기간 동안 모두가 세 형들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을 했어요. 주축 선수 세 명이 빠져있으니 그런 소릴 듣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솔직히 정말 속상했어요."

나지완은 이날 LG와의 경기서 결승 솔로포 포함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7연패에서 팀을 구해낸 활약이었다. 연패기간 중심타자로 있던 나지완에게 'L-C-K포'의 그림자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던 장면이었다. 나지완 외에 다른 선수들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모두가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만 말하니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들은 주눅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기도 했다. 2010년 15홈런을 날렸지만, 타율이 2할1푼5리에 머물렀다. 탁월한 파워에도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2011년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4월부터 왼 발목 골절로 수술을 받고, 시즌 중반 복귀했지만 85경기 출전에 그쳤다. 페이스는 어느 때보다 좋았다.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타율 3할2리에 18홈런을 기록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2년차였던 2009년(23홈런)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었다.


L-C-K포가 완전히 붕괴된 지난해엔 시즌 중반 이후 4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11홈런으로 개수가 확 줄었지만, 팀내 최다 홈런이었다. 팀 홈런이 54개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였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서 끝내기 홈런을 치고 KIA의 우승을 확정지은 뒤 조범현 감독 및 선수단과 함께 기뻐하고 있는 나지완. 스포츠조선DB
세 번이나 미룬 군입대, 후회는 없다

사실 나지완은 몇 년전부터 군입대를 생각해왔다. 대졸 선수라 남들보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코칭스태프와 구단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막판 선동열 감독은 나지완에게 군입대를 1년만 더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2013년에도 L-C-K포가 정상가동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나지완이 필요했다. 나지완 역시 2009년 우승멤버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우리 나이로 스물아홉. 벌써 세 번이나 군입대를 미룬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FA(자유계약선수) 김주찬을 영입해 외야 한 자리가 사라졌다. 게다가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모두 컨디션을 회복해 '부활'을 벼르고 있다. 나지완의 입지는 다시 좁아졌다.

하지만 나지완은 "그래도 괜찮다"며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나가고 있다. 비시즌 동안 등산과 웨이트트레이닝 등 혹독한 다이어트를 감행해 7㎏ 정도 감량에 성공했다. 한때 10㎏까지 빠지기도 했다. 나지완은 "안 먹고 운동만 하는 날도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대체로 몸이 가벼워지면, 배트 스피드 향상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해 첫 훈련과 함께 진행된 부위별 체지방 측정에서 통과했듯, 파워에도 문제가 없다.

군입대를 미룬 게 후회가 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나지완은 조용히, 그리고 강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주전경쟁에 대한 얘길 꺼내도 계속해서 말을 아꼈다. "모두 좋은 형들이잖아요. 야구도 잘 하구요. 전 그저 열심히 준비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나지완이 당당히 경쟁에서 승리해 2009년 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2013시즌은 입대 전 치르는 '진짜' 마지막 시즌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지난해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근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는 나지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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