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나지완(28)하면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부터 떠오른다. 12년만의 우승, 10번째 우승을 가져온 극적인 홈런포였다.
그때마다 중심타선을 지킨 건 나지완이었다. 중심타선을 받치는 타순 혹은 백업멤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국 나지완이 중심타선에 남았다. 나지완은 2009년 이후 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기록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그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기도 했다. 2010년 15홈런을 날렸지만, 타율이 2할1푼5리에 머물렀다. 탁월한 파워에도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2011년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4월부터 왼 발목 골절로 수술을 받고, 시즌 중반 복귀했지만 85경기 출전에 그쳤다. 페이스는 어느 때보다 좋았다.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타율 3할2리에 18홈런을 기록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2년차였던 2009년(23홈런)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었다.
L-C-K포가 완전히 붕괴된 지난해엔 시즌 중반 이후 4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11홈런으로 개수가 확 줄었지만, 팀내 최다 홈런이었다. 팀 홈런이 54개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였다.
|
사실 나지완은 몇 년전부터 군입대를 생각해왔다. 대졸 선수라 남들보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코칭스태프와 구단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막판 선동열 감독은 나지완에게 군입대를 1년만 더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2013년에도 L-C-K포가 정상가동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나지완이 필요했다. 나지완 역시 2009년 우승멤버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우리 나이로 스물아홉. 벌써 세 번이나 군입대를 미룬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FA(자유계약선수) 김주찬을 영입해 외야 한 자리가 사라졌다. 게다가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모두 컨디션을 회복해 '부활'을 벼르고 있다. 나지완의 입지는 다시 좁아졌다.
하지만 나지완은 "그래도 괜찮다"며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나가고 있다. 비시즌 동안 등산과 웨이트트레이닝 등 혹독한 다이어트를 감행해 7㎏ 정도 감량에 성공했다. 한때 10㎏까지 빠지기도 했다. 나지완은 "안 먹고 운동만 하는 날도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대체로 몸이 가벼워지면, 배트 스피드 향상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해 첫 훈련과 함께 진행된 부위별 체지방 측정에서 통과했듯, 파워에도 문제가 없다.
군입대를 미룬 게 후회가 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나지완은 조용히, 그리고 강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주전경쟁에 대한 얘길 꺼내도 계속해서 말을 아꼈다. "모두 좋은 형들이잖아요. 야구도 잘 하구요. 전 그저 열심히 준비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나지완이 당당히 경쟁에서 승리해 2009년 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2013시즌은 입대 전 치르는 '진짜' 마지막 시즌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