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이병규의 자신감 "LG, 4강 갈 수 있다"

최종수정 2013-01-17 08:20


2013 시즌에도 LG의 주장은 '적토마' 이병규(9번)다. 그는 "주장으로서 후배들이 다른 일에 신경쓰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또 하나,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수모를 올시즌에는 기필코 갚겠다고 선언했다. 이병규는 "10년 동안 중간도 못했다는 뜻 아닌가. 창피하다"고 얘기했다. 20일 사이판 전지훈련 출발을 앞두고 이병규를 만났다.

"LG, 4강 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병규는 LG가 10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긋지긋하다 못해, 이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팬들께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3년 간 일본 주니치에서 뛰긴 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LG의 대표선수로 활약해왔기에 그가 느끼는 책임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는 "다른 팀들이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를 때 밖에 나가지 않았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에게 '올해는 죄송할 일을 절대 만들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병규 본인이 냉정하게 바라본 LG의 올시즌 전망은 어떨까. 이병규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그는 "충분히 4강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FA인 이진영과 정성훈이 떠났다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남았다. 여기에 정현욱도 가세하며 전력이 보강됐다"며 "다른 팀들은 선수 이동으로 전력이 분산된 반면, 우리는 보강이 됐기 때문에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 4강 진출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었다. LG는 매년 시즌 초반 잘나가다 시즌이 한창 진행되는 6월 무렵 무너지는 패턴을 몇 년 동안 보여왔다. 이병규는 이에 대해 "4, 5월은 버텼다. 하지만 6월만 되면 부상자가 나오고 선수들이 지쳤다. 그렇게 한 번 분위기가 다운되면 선수들이 '또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올해는 부상자가 없어야 한다. 베스트 멤버가 큰 문제 없이 시즌을 쭉 소화하면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후배들을 칭찬하는 주장이 되겠다."

이병규는 지난해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주장직을 맡게 됐다. 그는 "무서울 땐 무섭고, 부드러울 때는 부드러운 그런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LG가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이병규가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 그는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잘 할 것"이라며 "나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주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주장 2년차로서 깨달음도 있다고 한다. 2011 시즌 타율 3할3푼8리 16홈런 75타점을 기록했던 이병규의 성적인 지난 시즌 타율 3할 5홈런 41타점으로 뚝 떨어졌다. 이병규는 "어렸을 때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야구를 했다. 하지만 주장이 되니 나도 모르게 팀을 먼저 챙기게 되더라. 핑계 같지만 그러다보니 내 야구에 소홀해진 측면이 있었다"며 "이제는 방법을 알았다. 팀도, 나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시즌 특별한 목표도 하나 생겼다고 한다.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칭찬하겠다는 것이다. 이병규는 "평소 말투나 행동 때문에 어린 후배들이 무서운 선배로 알고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스타일을 아는 사람들은 내가 크게 무섭거나 뒤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잘 알고있다"며 "필요할 때는 야단도 치겠지만 후배들을 칭찬하며 즐겁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와 질문을 건넨다고. 이병규는 "어떤 후배는 나에게 구단 점퍼를 할인받아 구입해 줄 수 있겠냐고도 하더라"라며 "후배들이 거리낌 없이 다가오는게 좋다.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언제까지 이병규, 박용택만 찾을 수는 없지 않나."

LG 하면 떠오르는 간판선수는 아직까지 이병규, 박용택 등이다. 10년이 넘게 바뀌지 않는다. 이병규는 "LG가 바뀌기 위해서는 이제 젊은 선수들이 팀의 간판으로 자리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규는 "20대와 30대 초반의 선수들이 힘을 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본인들이 '내 얘기를 하는거구나'라고 잘 알 것"이라며 "롯데를 예로 보자. 손아섭, 전준우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LG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박용택 이후 치고 나온 후배들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2년 동안 부침을 겪은 이대형을 비롯해 만년 유망주에 머무르고 있는 정의윤, 아직은 기복있는 플레이를 하는 오지환 등이 확실한 팀의 주축으로 치고 나와 줘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병규는 LG를 떠나 스타가 된 박병호 서건창(이상 넥센), 이용규(KIA) 등을 언급하며 "정말 신기하다. 우리 팀에서 열심히 안했다면 모르겠는데 정말 열심히 훈련했던 선수들이다. 왜 다른 팀에 가서 잘하게 되는지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고 했다. 중요한 건 이 선수들을 두고 아쉬워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이병규는 "젊은 선수들이 이 선수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달려들어야 한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서울팀이어서 선수들이 야구 외적인 요소에 많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라는 소문에 대해 "정말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우리 선수들은 정말 착하다. 그래서 야구를 잘 못하나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원정에 가면 코칭스태프가 밖에 나가 스트레스를 풀고 오라고 해도 자기들끼리 모여 야구 얘기하고, 간식 챙겨먹는 친구들"이라고 말하며 "나는 개인적으로 사생활이 어떻든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우리 후배들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조금 더 독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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