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20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3회말 1사 2루 김원섭의 안타때 2루주자 이용규가 홈에서 이지영에게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9.20/
뛰고, 또 뛰고, 마구잡이로 뛴다.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 컬러는 전통적으로 붉은 색과 하얀 색 그리고 검은 색이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 시절에는 강렬한 대비의 '레드&블랙' 원정 유니폼으로 상대방의 기를 꺾는 효과를 연출하기도 했다. 강렬한 원색의 이미지는 공격적이로 역동적인 '호랑이 군단'을 상징한다.
하지만 올 시즌 KIA의 팀 컬러는 약간 변화가 있을 듯 하다. 유니폼 컬러나 기존의 팀 컬러는 그대로 있지만, 여기에 한 가지 새로운 색이 추가될 전망. 바로 '그린'이다. 상쾌함과 건강함, 안정성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그린'이 왜 KIA의 팀 컬러에 포함되게 됐을까. 그것은 바로 선 감독이 올해 추구하는 '기동력 야구'를 상징하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도루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는 '그린 라이트'가 올해의 KIA에는 언제나 환하게 켜질 예정이다.
◇KIA 유니폼을 입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김주찬.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선 감독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키워드로 '기동력 야구'를 제창한 바 있다. 누상에 나가있는 어떤 주자든지 자기 판단에 따라 마음껏 도루를 시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FA 김주찬의 영입으로 인해 한층 기동력이 강화된 만큼 사상 첫 '팀 200도루'를 돌파해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팀 200도루'는 82년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지금껏 딱 한 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희귀한 기록이다. 지난 1995년의 롯데 자이언츠가 한 시즌에 220개의 팀도루를 기록해 유일하게 '팀 200도루' 고지에 오른 게 전부다. KIA로서는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시절인 지난 1997년에 기록한 170개가 최다기록이다.
32년의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단 한 차례 밖에 달성하지 못한 고지에 도전한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무모하게도 보인다. 그러나 선 감독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선 감독의 말대로 이 목표가 달성된다면 KIA는 충분히 한국시리즈 우승을 논할 만 하다. 200개의 팀 도루라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동력이 뛰어나며 득점 기회를 많이 제공했고, 덩달아 팀 득점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일단 기존 전력을 생각해보고 여기에 플러스 요인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KIA는 총 132개의 도루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괜찮은 수치다. 시즌 도루 1위 이용규가 44개로 팀내 1위를 기록했고, 김선빈과 안치홍이 각각 30개와 20개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김원섭(8개)-나지완(7개)-신종길(5개) 순이다. 일단 전반적으로 전체 도루수는 많았지만, 특정 선수들에게 너무 편중돼 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플러스 요인은 바로 김주찬의 존재다. 김주찬은 지난해 롯데에서 32개의 도루를 성공해 전체 3위를 마크했다. 당장 김주찬이 올해 KIA에서 지난해만큼 뛰어준다고 가정하면 KIA의 예상 총 도루수는 164개가 된다. 이 수치는 KIA 선수들과 김주찬이 정확히 지난해만큼 해준다고 가정했을 때이다. 큰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KIA 코칭스태프는 이런 신뢰성이 떨어지는 가정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건은 스프링캠프를 통한 선수들의 체력 강화 및 자신감 확대다. 선 감독은 "이용규나 김주찬 김선빈 안치홍 등은 현재보다 한층 더 많은 도루를 기록할 능력들이 있다. 또 김원섭도 충분히 20도루 가까이 해줄 수 있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낸다면 충분히 200도루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다면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일단 이용규와 김주찬이 85개 이상의 도루를 합작해내는 것이다. 여기에 안치홍과 김선빈 역시 60도루 이상을 해낸다면 145~150개의 도루를 네 선수가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에 김원섭이 15도루 이상해주고, 나지완 신종길 이준호 등이 10개 가까이 도루를 성공해낸다면 200도루가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희망적인 추정치다.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부상 여하에 따라 예상을 밑돌수도 있다. 결국은 코칭스태프가 얼마나 선수들의 잠재력을 키워내느냐에 달려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