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역사와 전통, 실력으로 모두 한국에 우위라고 자부하는 일본이 자꾸 한국을 바라본다. 특히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퍼시픽리그보다 한단계 위라고 생각하는 콧대높은 센트럴리그가 팬들에게 다가가는 한국식 이벤트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절박함에서 탄생한 미디어데이
지난해 미디어데이에선 박찬호 이승엽 김병현 김태균 홍성흔 등 각 팀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모두 나와 입담 대결을 펼쳤다. 한국은 포스트시즌 때도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센트럴리그가 한국의 미디어데이를 벤치마킹한 것도 한국과 같은 절박함에서 시작됐다.
프로야구도 한류
일본은 조금씩 한국야구 스타일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스트시즌 제도다.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의 정규시즌 1위팀이 붙던 재팬시리즈는 이제 한국처럼 플레이오프를 거치게 됐다. 퍼시픽리그가 2004년에 6개 팀 중 1~3위팀이 참가하는 포스트시즌제를 도입했고, 센트럴리그는 2007년부터 클라이맥스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국처럼 정규시즌 1위팀이 재팬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시즌 후반이 되면 우승에서 멀어진 팀의 팬들이 야구장에서 발길을 돌렸지만 이젠 3위가 가능한 팀의 팬들을 끝까지 붙들 수 있게 됐다.
센트럴리그는 지난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선발투수 예고제를 시행했다. 당시 센트럴리그 관계자들은 "선발투수 매치업을 알려주면 팬들이 더 흥미를 갖고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퍼시픽리그는 94년부터, 한국은 98년 시작해 2000년 한시즌만 빼고 계속 시행하고 있는 선발제고제다.
일본은 최근 한국의 팬들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보다는 야구 경기에만 집중했다. 굳이 마케팅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야구의 인기가 좋았기에 팬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만 보여주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야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걱정이 커졌다. 관중수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한국처럼 팬들을 경기장으로 잡아끄는 방안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키스타임도 벤치마킹 할까
한국의 프로야구가 관중으로 넘쳐나고 있는 반면 일본은 프로야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특히 센트럴리그는 지난 2009년 1269만2228명(평균 2만9380명)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관중 감소세다. 비슷한 관중수를 기록하는 퍼시픽리그가 다행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한국이 국제대회 성적을 앞세워 관중몰이를 하는 것과는 달리 일본은 WBC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도 호재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센트럴리그는 지난해 1179만536명(평균2만7293명)을 기록해 지난 1987년 12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최저 관중을 기록했다. 최고 인기구단인 요미우리가 승승장구한 덕에 2011년(1179만2344명)에 겨우 1800명 모자란 것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요미우리가 6.9%의 관중 증가를 보였고, 요코하마가 5.8% 늘었지만 다른 구단들은 대부분 관중이 줄었다. 요미우리와 한신의 성적이 떨어질 경우 센트럴리그의 흥행은 보장되지 않는다.
경기내용을 중시하던 일본 프로야구가 팬들에게 다가가는 한국 야구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다. 야구를 잘한다는 자존심만으론 팬들을 끌어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국프로야구 응원의 히트상품인 키스타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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