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구단이 지난 22일 롯데를 끝으로 모두 해외 전지훈련을 떠났다. 추운 한국에서 훈련하는 것보다 따뜻한 해외가 훨씬 더 훈련의 능률이 낫기 때문이다. 전훈에서 제외된 2군선수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훈련을 해야한다. 부상이나 실력으로 인해 전훈에서 제외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주축 선수임에도 전훈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추위에서 훈련하는 것이 낯설다.
SK와 LG에서 전훈 탈락자가 나왔다. SK는 체중, 체지방량, 근육량 등을 측정해서 기준치에 미달한 박경완 최영필 전유수가 탈락했고, LG는 장거리 달리기에서 이동현과 우규민이 떨어져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팀내 주축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선수 본인이나 팀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정한 원칙을 깰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훈련을 해서도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예는 많다.
당장 지난해를 보자. 지금은 NC로 이적한 이호준은 지난해 SK의 베테랑 선수였지만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단체 워크숍 때 무단 이탈해 팀워크를 해쳤다는 이유였다. 이호준은 송도구장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 추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훈련을 했고, 2월에 오키나와 캠프 때 합류할 수 있었다. 이호준의 지난해 성적은 타율 3할에 18홈런, 78타점. 확실한 SK의 4번타자로서 팀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LG의 유원상은 지난해 체력 테스트에서 불합격해 사이판에 가지 못하고 국내에서 훈련을 해야했다. 투수는 추위에서는 훈련을 제대로 하기 힘들어 사이판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 타격이 될 수 있었다. 2차 체력 테스트에서 합격을 해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할 수 있었던 유원상은 정규시즌에서 팀내 확실한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다. 58경기에 등판해 4승2패 3세이브, 21홀드를 기록하며 올해 3월에 열리는 WBC 대표팀에도 뽑혔다.
힘든 개인훈련으로 최고의 성적을 올린 경우도 있었다. 4년간 롯데 생활을 끝내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홍성흔은 2008년을 외롭게 시작했으나 마지막엔 활짝 웃었다. 당시 트레이드 요청으로 인해 전지훈련은커녕 2군 훈련도 하지 못하고 홀로 훈련을 했던 홍성흔은 그해 최고 타율인 3할3푼1리로 타격 2위에 올랐고 이후 FA로 롯데로 이적했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하느냐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나무가 봄에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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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박경완은 체력테스트에서 불합격해 플로리다 전훈에 참가하지 못했다. 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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