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이 천신만고 끝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류제국 입단에 대한 합의를 마친 LG는 31일 공식 계약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01년 덕수고 졸업 후 청운의 품을 안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성공의 날개를 펴지 못했던 류제국이 한국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LG 유니폼을 입게 된 것으로 기뻐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본격적으로 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 풀어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일단, 류제국이라는 선수에게 마음이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이번 입단 협상 과정에서 많은 팬들이 류제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게 사실이다. 협상 중, 돌연 미국으로 떠났고 많은 돈을 요구하다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류제국은 최근 "미국행은 절대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고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팬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한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가 협상 과정에서 시간을 끄는 자체가 팬들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분노했다. 한국에 돌아온 류제국이 협상에 관한 모든 것을 구단에 일임했다는 보도가 나갔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황이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도 확실하게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일단 김기태 감독은 류제국의 입단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 상황. 하지만 팀 조직력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상 논란을 일으키며 입단한 과정 자체를 탐탁치 않게 여겨온 것은 사실이다. 또, 고교 졸업 후 졸곧 미국에서만 생활해온 류제국이 한국식 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 후배들보다 나이는 많지만, 한국무대에 처음 발을 들이는 만큼 신인의 자세로 플레이하고, 팀 생활을 해야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게 프로선수다.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환호해주지 않는다면, 프로선수로서 그라운드에 서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 류제국은 선발투수다. 자신이 아무리 좋은 투구를 해도 동료들이 돕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류제국은 고교시절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다. 아직까지 스타성이 잠재돼있다는 뜻이다. 시작은 꼬였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다. "80~90% 정도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스스로 말한 만큼 묵묵히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단순한 성적의 얘기가 아니다. 얼마 만큼 LG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고 싶었는지, 그 간절함을 보여주는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