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첫 등판서 들은 칭찬과 과제는

기사입력 2013-02-25 11:18


LA 다저스 류현진이 25일(한국시각) 첫 시범경기 등판서 특유의 여유로운 피칭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샌디 쿠팩스로부터 조언을 들은 커브는 뜻대로 구사되지 않았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예상보다 호투였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마침내 실전서 베일을 벗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메이저리그 첫 실전 피칭을 가졌다. 주눅들지 않고 여유있게 던지는 모습은 국내 시절 그대로였고, 제구력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1이닝 1안타 무실점. 총 16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9개였다. 첫 등판에서 돈 매팅리 감독에게 구위와 제구력에 관해 안정감을 심어줬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커브와 스피드에서는 좀더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았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3회말 선발 잭 그레인키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발군의 체인지업과 제구력

이날 캐멀백랜치는 다소 쌀쌀한 기온에 경기 도중 가끔씩 돌풍이 몰아쳤다. 투수 입장에서는 제구력을 잡기 힘든 날씨였다. 다저스의 3회초 공격이 끝나자 왼쪽 불펜에서 연습피칭을 하던 류현진은 국내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유로운 걸음으로 마운드를 향했다. 첫 타자는 8번 왼손 블레이크 테코트. 류현진은 초구 높은 볼을 던진 뒤 2구째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투수앞 땅볼을 유도했다. 이어 9번 오른손 고든 베컴을 상대로는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체인지업의 위력은 여전했다. 두 타자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향하다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당했다. 류현진 체인지업의 강점은 투구폼이 직구와 똑같고, 떨어지는 순간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직구로 착각한 타자들이 힘없이 방망이를 돌리거나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첫 실전에 나선 까닭으로 부담감이 큰데다 바람까지 불어 직구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기는 했지만, 동갑내기 포수 팀 페데로위츠의 사인대로 침착하게 공을 던졌다. 2사 3루의 실점 위기에서 제프 케핑거를 4구째 묵직한 직구로 평범한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한 것도 류현진 특유의 배짱과 침착함을 보여준 대목이다.

미완성 커브와 스피드

류현진은 두 타자를 잡은 뒤 35세의 베테랑 왼손 톱타자 드웨인 와이즈와 마주쳤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커브를 구사했다. 하지만 공은 의도했던 것과 달리 홈플레이트에서 뚝 떨어지지 않고 가운데로 몰렸다. 이른바 '행잉 커브(hanging curve)였다. 와이즈는 류현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1루를 타고 우익선상을 흐르는 3루타로 연결했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피칭을 하면서 커브는 2개를 던졌다. 테스트 차원이었다. 이틀전 다저스의 전설 샌디 쿠팩스로부터 커브에 관해 조언을 받았지만, 제구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국내에서도 커브만큼은 자신없다고 했다. 류현진은 경기후 외신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쿠팩스가 커브던지는 법을 알려줬지만 오늘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연습을 계속해야겠다"고 밝혔다. 아직은 공을 쥐는 그립이나 챌 때의 감각이 익숙치 않다는 이야기다. 이날 류현진의 구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80일대 후반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스프링캠프 초반이기 때문에 류현진이 한화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때를 떠올리면 140㎞대 초중반대를 예상할 수 있다. 스피드는 날씨가 풀리고 컨디션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빨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문제는 아니다.

3월2일 선발등판

시범경기 첫 등판서 중간계투로 1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다음 로테이션 때 선발로 등판한다. 4일 휴식을 취한 뒤 3월2일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다저스는 이날 샌디에이고와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스플릿스쿼드 경기(한 팀을 두 개조로 나눠하는 경기)를 갖는데, 그레인키와 류현진을 각각 선발로 등판시킬 계획이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류현진이 5일 로테이션에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첫 등판에서는 1이닝을 던지도록 배려했다.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은 그레인키와 함께 추가적으로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따라서 3월2일 경기에서는 투구수 30~40개를 기준으로 2~3이닝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리면서 계속해서 신뢰감을 심어줘야 하는 류현진으로서는 선발 데뷔전을 하루빨리 치러야 심리적으로도 부담을 덜고 적응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매팅리 감독은 경기후 "류현진은 매우 좋았다"고 했고, 공을 받은 포수 페데로위츠는 "직구가 위력적이었다. 마운드에서 여유롭고 유유자적한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높았던 제구력을 금세 잡은 것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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