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탄탄하기로 소문난 수비, 그래서 관건

기사입력 2013-03-03 13:30


WBC 대표팀의 전통적인 강점이었던 수비가 네덜란드전에서 무너졌다. 1회말 유격수 강정호의 1루 악송구를 뒤로 빠트리고 있는 1루수 이대호.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단기전 승부는 작은 실수에서 갈라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선수는 없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2일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졸전 끝에 0대5로 완패했다. 시작부터 실수가 속출했다. 1회말 네덜란드 톱타자 시몬스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강정호가 1루에 원바운드 악송구를 했고, 정근우는 3번 베르나디나의 땅볼을 잘 잡고 1루에 던졌지만, 공이 왼쪽으로 치우쳐 1루수 이대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면서 세이프가 되고 말았다. 1회초 공격에서 잘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1회말 수비때 실수로 이어진 것이다. 이때부터 덕아웃 분위기는 가라앉기 시작했고, 대표팀 선수들의 플레이는 조급해졌다.

반면 네덜란드는 수비에서 단 한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헨슬리 뮬렌 감독은 경기후 "수비가 잘 해줬다. 수비수들의 좋은 플레이가 투수들에게 도움을 줬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특히 6회초 무사 1루서 정근우의 땅볼을 더블플레이로 연결한 3루수 보가츠, 2루수 슌 1루수 스미스의 플레이에는 기본기가 탄탄하게 배어 있었다.

문제는 대표팀의 이러한 수비 실수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포수 강민호, 1루수 이대호,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 정, 유격수 강정호는 모두 골든글러브를 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실력 자체 또는 기본기가 부족해 실수를 저지른다고 볼 수는 없다. 경기 상황에 따른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 작은 실수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단기전이다. 경기 하나하나가 대표팀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에 의욕이 앞설 수도 있고 부담감이 배가 될 수도 있다. WBC와 같은 국제대회에서 숱한 경기를 치른 선수들도 의미있는 경기에서는 종종 실수를 한다. 결국 정신적인 평온과 집중력을 동시에 되찾아야 한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이날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이번 WBC의 중요한 관건 4가지를 꼽았다. 수비 안정, 선발투수 최소실점, 두 번째 투수의 안정감, 테이블세터의 출루와 기동력이 그것이었다. 특히 류 감독은 "작은 실수가 수비에서 나오면 안된다"며 수비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먼저 했다. 관건이자 우려가 첫 경기에서 현실로 나타난 셈이었다.

두 경기만 하면 끝나는 1라운드에서 당장 수비 안정을 꾀할 수 있는 비책은 없다. 한국은 지난 두 차례 WBC에서 결정적인 호수비로 승리를 거둔 적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2006년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전에서 나온 우익수 이진영의 다이빙캐치다. 또 두 차례 WBC에서 한국은 총 6개의 실책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2006년에는 단 한개의 실책도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에서만 4개의 실책을 저질렀으니 류 감독이 받은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B조 1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인터컨티넨탈구장은 2006년 건립돼 그라운드 상태가 굉장히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 실책이 승부에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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