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넥센 '염경엽 야구'의 색깔은?

최종수정 2013-03-10 16:21


'염경엽호'가 닻을 올렸다. 지난해 정규시즌이 끝나고 넥센은 염경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시범경기로 나타난 '염경엽 야구'는 어떤 색깔일까.

넥센은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올시즌 첫 시범경기에서 6대1로 승리했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준비한대로, 연습한대로 됐다. 계속 강해져야 한다. 이런 게임이 7,8월에도 많이 나오길 바란다"며 웃었다.

첫 승에 취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 염 감독은 "이제 겨우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어제도 1점을 주는 부분에서 너무나 쉽게 실점했다. 그러면 강팀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염 감독의 야구에 대해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는 지난해 넥센의 작전·주루코치였다. 그리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강조했다. 상대의 허를 찌르거나, 세밀한 작전을 통한 베이스러닝을 선보였다. 그 결과는 팀 도루 1위(179개). 불과 1년 전만 해도 팀 도루 꼴찌(99개)였던 '거북이팀'을 '토끼'로 변모시켰다.

이번엔 코치가 아니라 감독이다. 하지만 그의 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이미 넥센의 팀컬러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첫 경기에서도 그런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 2회초 선취점을 낼 때,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날린 새 주전포수 박동원은 홈으로 공이 향하는 사이 3루까지 내달렸다. 비록 3루에서 태그아웃되긴 했지만,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볼 수 있다.

4회 쐐기점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미 4-0으로 달아난 뒤 2사 1,3루 상황에서 서건창의 우전 적시타가 나왔다. 3루 주자에 이어 1루주자마저 홈을 밟았다. 3루까지 향한 신현철이 상대 중계플레이가 느슨한 틈을 타 홈으로 쇄도했다. NC 유격수 이현곤이 신현철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해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주자의 재치로 만들어낸 점수였다.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넥센의 경기에서 4회초 2사 1,3루 넥센 서건창의 우익수 앞 안타때 3루로 진루했던 신현철이 어설픈 NC 내야진의 실책을 틈타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09/
염 감독은 "코치와 감독은 한 가지를 보는 것과 전체를 보는 게 차이가 있다"며 "아마 이번 캠프에서 선수보다 코치들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주루나 수비 분야 코치들은 더 그럴 것이다. 내가 안해도 될 말까지 잔소리를 좀 많이 했다. 조금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루 파트를 맡고 있는 심재학 코치가 고생이라고 했다. 이어 "혼자 머리를 쓰는 것보다 여럿이서 함께 쓰는 게 더 좋지 않나. 그래도 선수들이 조금은 생각하고 움직여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미소지었다.

초보감독답지 않은 강단도 있다. 이미 스프링캠프 시작 전 주전라인업을 확정짓고, 선수들에게 "넌 주전이다", "넌 백업이다"라는 말을 전해놨다. 보통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염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1차 전지훈련 때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주전 경쟁은 마무리훈련에서 하는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을 만드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스프링캠프는 구상한대로 시즌을 준비해 나가는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스프링캠프의 성격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린 것이다.

구상대로 팀은 잘 움직여주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참가한 유격수 강정호, 애리조나 연습경기에서 안면골절상을 입은 좌익수 장기영을 제외하곤 모두 미리 짜놓은 라인업대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염 감독은 "우리 전력이 몇 위쯤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상대가 우리를 쉽게 생각하지 않게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까지는 염 감독의 생각대로 움직여주고 있는 넥센, 올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NC와 넥센의 경기가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3루 넥센 이택근의 2루땅볼때 홈을 밟은 3루주자 정수성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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