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박동원, 그를 키운건 군대와 홍성흔이다

최종수정 2013-03-13 08:36

넥센 포수 박동원이 2013시즌 주전 포수로 낙점됐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 포수 박동원(23)은 요즘 '신데렐라'로 통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박동원을 2013시즌 주전 포수로 낙점했다. 박동원은 무척 낯선 얼굴이다. 지난해 넥센의 포수 마스크는 허도환(29)과 최경철(33)이 주로 썼다.

박동원은 지난해 9월 군(상무) 제대 후 넥센으로 복귀했다. 그는 2009년 신인 2차 드래프트 3라운드 19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2010년 입단 첫 해 7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의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군입대했다.

부산 출신인 그는 개성고 시절 꽤 포수로 인지도가 높았다. 프로에 가더라도 금방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심한 성격이 문제였다. 작은 실수에도 주눅이 들었다. 자신감을 잃었다. 상대편 고참 투수가 던지는 공은 타석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제대로 싸워보기도 전해 심리전에서 진 것이다.

염경엽 감독이 박동원을 주목한 것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성적이었다. 박동원은 지난해 상무에서 타율 3할2푼6리, 70안타, 9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에 재능이 있는 포수로 판단됐다. 또 강한 어깨까지 갖고 있었다.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건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올라올 수 있었다. 요즘은 특히 포수도 공격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투수 리드만 잘 해서 될 게 아니라 방망이로도 팀에 공헌하는 부분이 필요했다.

박동원은 "군대에서 프로선수로 다시 태어났다"고 말한다. 그는 상무에서 허문회 코치(현 넥센 코치)를 만났다. 허 코치를 통해 타격의 기본을 배웠다. 그를 만나기 전 박동원은 안타를 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한다. 타석에 들어가기가 불안했다. 하지만 이제는 타석에 들어가면 안타를 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박동원은 자신있게 말했다. "군대를 갔다온 사람들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한다. 갔다와서 잘 된 사람과 못 된 사람이다. 난 많은 걸 느끼고 배워왔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는 경찰청을 통해 새로운 선수로 거듭났다. 같은 삼성의 박석민은 상무 출신으로 방황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조기 군입대를 권하고 있다. 박석민도 상무에서 인생과 야구를 배웠다고 말한다.

부산 양정초에서 야구를 시작한 박동원은 대부분의 선수들 처럼 어릴 때 내외야수 등 이것 저것 다 해봤다. 그러다 개성중 2학년 때부터 포수로 자리를 굳혔다. 그때 박동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선배가 홍성흔(36·두산)이다. 당시 홍성흔은 두산 포수였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온 홍성흔은 인기가 높았다.

박동원은 "홍성흔 선배가 나의 롤 모델이었다. 선배 동영상을 보면서 공 던지는 폼 등을 따라했다. 미니 홈페이지를 선배 사진으로 꾸미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에 들어와 주로 2군에서 뛰었기 때문에 아직 홍성흔과 인사를 나눈 적이 없다.

박동원은 조만간 홍성흔을 만날 수 있다. 단 그가 1군에서 주전 포수로 자리를 굳혀야 가능하다. 박동원은 12일까지 3차례 시범경기중에서 두 번 선발로 나왔다. 타율 4할2푼9리(7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타격감이 매우 좋다.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박동원은 넥센의 미래를 책임질 안방마님이다. 포수는 축구 골키퍼 처럼 특수한 포지션이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길게는 10년 이상 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성장하려면 시행착오가 많다. 롯데는 수년 간 공들인 끝에 강민호라는 걸출한 포수가 탄생시켰다.

박동원은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 또 프로의 냉정함을 알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경쟁한다. 일단 나부터 먹고 살아야 한다. 남 생각할 때가 아니다." 박동원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넥센에서 그에게 얼마 만큼의 기회를 줄 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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