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윤석민-김진우 지각합류에도 여유로운 까닭

최종수정 2013-03-17 15:30

◇KIA 투수 임준섭.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그래도 믿는 후보들이 있으니까…"

시범경기부터 투타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이며 '우승 후보'의 면모를 보이던 KIA에 이상 신호가 잡힌다. 하지만, 정작 KIA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워낙 지난해 수많은 고난을 겪은 덕분일까. 아직은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그러나 차분히 생각해보면 선 감독의 여유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상 신호 자체가 심각하지 않고, 또 이상 신호를 극복할 만한 처방전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언급하는 KIA의 이상 신호란 바로 선발진의 누락이다. 부동의 팀 에이스 윤석민과 지난해 6년만에 10승 투수로 돌아온 김진우가 시즌 개막 초반 선발진에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어깨 근육쪽에 통증으로 인해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지 못하는 상태다. 윤석민은 이달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후 어깨 근육쪽에 통증이 생겼고, 김진우는 지난해 오랜만에 많은 이닝을 소화한 후유증이다.


2일 오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R 네델란드와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선발투수 윤석민이 네델란드 발렌티엔의 타구를 피하고 있다.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3.03.02.
올해 KIA는 프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강력한 5선발진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윤석민을 필두로 베테랑 서재응과 외국인 선수 헨리 소사 그리고 '10승 투수' 김진우에 좌완 양현종을 가세시켜 탄탄하게 구성을 마쳤다. 그런데 이들 5명의 선발 중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할 윤석민과 김진우가 어깨 통증 때문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시즌 개막엔트리에 들지 못하게 된다면 당장에 선발진에 공백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선 감독은 담담히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선 감독은 17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그들의 합류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선 감독은 전날에도 "윤석민과 김진우가 돌아오기 전까지 다른 선수들을 활용해 5할 승률만 유지하면 된다"고 했었다. 대비책이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들의 부상이 심각한 정도가 아닌만큼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상태를 호전시킬 만한 시간적 여유도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윤석민과 김진우는 각각 캐치볼과 하프 피칭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투수들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단계를 대략 '캐치볼'→'롱토스'→'하프 피칭'→'불펜 피칭'→'시뮬레이션 피칭' 순으로 구분하곤 한다. 이 5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며 실전에 나설 몸을 완성해나가는 것이다. '캐치볼 단계'에서는 가까운 거리에서 시작해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고, 60m 이상부터는 '롱토스 단계'로 구분한다. 마지막 단계인 시뮬레이션 피칭은 아웃카운트와 주자 등 실제 경기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맞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으로 실전 등판의 마지막 단계다.

이런 식으로 보면 윤석민이 김진우보다 다소 페이스가 늦다고 할 수 있다. 각각의 단계에 얼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 지는 선수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어깨 통증이 두 선수 모두 심각하지 않아 정규시즌 개막 혹은 4월초순 복귀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선 감독은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게 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처럼 어차피 긴 시즌에 중요하게 활용해야 할 선수들이기 때문에 한 템포 여유를 갖고 합류시킨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이들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보완책도 마련해놨다. 지난해 입단한 임준섭, 그리고 6년차 좌완투수 박경태로 빈 선발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선 감독은 "윤석민과 김진우의 빈자리는 임준섭과 박경태로 메울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면서 "특히 임준섭에 대해서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임준섭과 박경태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범경기 기간에 각각 한 차례씩 경기에 나선 바 있다. 임준섭은 지난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나와 4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며 승리를 따낸 바 있다. 박경태도 당시 경기에 중간계투로 나와 2이닝을 볼넷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들의 가능성이 바로 선 감독이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원천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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