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이닝 무실점, 나이트와 밴헤켄이 다른 이유

최종수정 2013-03-18 07:41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NC와 넥센의 경기가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나이트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10/

염경엽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을 맞은 넥센 히어로즈. 염 감독의 야구, 2013년형 히어로즈 야구를 한 줄로 정리를 하자면, '생각하는 야구' 정도가 될 것 같다. 타석의 타자와 마운드의 투수, 누상의 주자, 수비 때의 야수 모두 상대 팀의 의도, 움직임을 읽고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야구다. 상대 팀의 특성과 취약한 점을 세밀하게 파악해 시의적절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염 감독과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좀 더 효율성이 높은 야구, 고급야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전반기를 3위로 마쳤으나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져 정규시즌을 6위로 마감했던 히어로즈는 올해를 포스트 시즌 진출의 호기로 보고 있다. 획기적인 전력 강화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전력 누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경험이 쌓이고 유망주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무래도 순위 업그레이드의 키는 투수들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믿음직스러운 선발 투수 4~5명에 불펜요원 4~5명, 수준급 마무리 투수가 포진한 투수진은 모든 감독들이 꿈꾸는 모습이다. 히어로즈는 올해 강윤구 장효훈 등 빠른 공을 갖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염 감독과 이강철 수석코치, 최상덕 투수코치는 투수들에게 초구 스트라이크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단순히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았을 때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다는 점에 그치지 않고, 상대 타자에게 주눅이 들어 소극적인 피칭을 하지 말고 자신있게, 공격적으로 승부하라고 주문한다. 상대와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는 게 볼의 수도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경기를 끌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볼 카운트별로 투수와 타자가 느끼게 되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왜 초구 스트라이크, 유리한 볼 카운트가 중요한가를 강조한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코칭스태프가 강조하는 것들이 100% 지켜지고 있지는 않다. 스프링캠프 내내 반복해서 훈련하고 주입시킨 사항이지만, 실전과 연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양쪽의 간극을 최대한 줄이는 게 시범경기 동안의 과제다.

국내 투수들이 다소 부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밴헤켄이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둘은 나란히 2경기에 선발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나이트는 10이닝 동안 5안타에 사4구 1개만 내줬다. 피안타율이 1할5푼2리다. 17일 삼성전에 선발로 나선 나이트는 6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염 감독의 말대로 에이스다운 호투였다.

밴헤켄도 이번 시범경기에서 8이닝을 던저 6안타에 사4구 2개를 허용했다. 전지훈련 때 나이트보다 공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았단 밴헤켄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즌을 준비했던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이다. 히어로즈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밴헤켄이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착실하게 시즌 준비를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염 감독은 지난해 일찌감치 둘의 재계약을 결정했다. 다른 팀들이 외국인 선수 문제로 머리를 싸맬 때 히어로즈는 큰 고민없이 둘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구위도 좋지만 나이트와 밴헤켄 모두 성품이 좋고 예의가 바른 신사 타입이다. 팀 안에서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불협화음없이 운동에 집중하는 선수이다. 지난 2009년 삼성에 입단한 나이트는 올해가 한국생활 5년차다. 한국야구에 적응한 나이트는 히어로즈에 대한 충성도도 높다.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 한국에서 코치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힌적도 있다.


나이트와 밴헤켄은 지난 시즌 27승(나이트 16승4패, 밴헤켄 11승8패)을 합작하며 히어로즈의 원투펀치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들이 올해도 지난해 만큼의 성적을 거두고 젊은 유망주 투수들이 가세한다면 히어로즈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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