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0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두산 홍성흔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4.010/
"찬호형이 메시지를 보냈더라고. 나보고 참선을 해보래."
요즘 두산의 '뉴 캡틴' 홍성흔은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일단 고민이 많다.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그런 고민의 흔적이 겉으로 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홍성흔은 예외였다.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홍성흔은 고민이 있더라도 쉽게 털어버리거나 겉으로 잘 나타내지 않는 편이었다.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라고 평가되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스트레스를 털어내곤 했다.
그러던 홍성흔이 요즘에는 다소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년 만에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오자마자 팀의 주장 자리를 꿰차며 중심타자로 기대를 받은 것 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막상 시즌 개막 이후 무척이나 타격감이 좋지 않다. 9일까지 7경기에 나와 타율이 겨우 2할이다.
무엇보다 이런 홍성흔에게 유독 만루찬스가 많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다. 홍성흔에게는 지금까지 총 4차례 만루 찬스가 걸렸는데, 앞선 3차례 타석에서 단 1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당연히 타점도 없었다. 심지어 병살타가 2개나 됐다.
이런 상황이 자꾸 반복되다보니 천하의 홍성흔 조차 마음 속에 큰 부담감이 생긴 것이다. 그러던 홍성흔에게 지난 9일 광주 KIA전에 또 만루 기회가 찾아왔다. 3-0으로 앞선 2회초였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나선 홍성흔은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천신만고 끝에 우전 안타를 치며 1타점을 올렸다. 3전4기인 셈이다.
10일 광주 KIA전을 앞둔 홍성흔은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며 "마치 신이 나를 시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던 홍성흔은 노리던 공을 쳤지만, 파울이 되자 '또 안되는 건가'하고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 결국 적시타를 때려내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했다.
이런 상황을 털어놓던 홍성흔은 최근 절친한 선배 박찬호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소개했다. 홍성흔은 "얼마 전 찬호형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나보고 '참선을 해보라'고 하더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박찬호 역시 TV중계를 통해 홍성흔의 힘든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참선'을 권유한 것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마음에 달려있다는 깨달음을 친한 후배에게 전한 것이다. 홍성흔 역시 이런 선배의 마음을 알고, 또 자신의 문제를 기술보다는 심리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홍성흔이 박찬호의 충고처럼 '참선'을 통해 다시 활기찬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