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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LG의 올시즌 첫 경기는 주중 경기인데도 1만7000여 관중이 운집할 정도로 제법 관심사였다.
삼성은 이날 잠실 원정 11연승을 노리고 있었다. 지난해 7월 3일 LG전부터 시작한 연승행진으로 어느새 '잠실 킬러'가 된 것이다.
결자해지라고, 연승 행진 시작의 희생양이 됐던 LG는 연승 행진을 기필코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가득 품고 있었다.
정현욱은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고, 손주인은 현재운과 함께 트레이드돼 삼성을 떠났다.
포수 현재윤은 오른손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기 때문에 친정팀을 처음 상대하는 정현욱과 손주인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이들 이적생은 친정팀 삼성과의 첫 대결에서 불운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정현욱은 이날 위기의 순간에 소방수 임무를 부여받았다.
선발 리즈가 2-1로 불안하게 앞선 7회초 2사 2,3루의 위기에 몰리자 LG 벤치는 정현욱을 투입했다. 삼성에서 LG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순간이었다.
삼성 관중은 지난해까지 삼성의 필승조로 많은 기여를 했던 정현욱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이보다 훨씬 많은 LG팬 역시 위기를 넘겨줄 구세주로 나온 정현욱을 뜨겁게 환호했다.
정현욱의 첫 상대는 2번 타자 박한이. 박한이 바로 이전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회심의 3루타를 작렬시키며 바짝 달아오르기 시작한 상태였다.
박한이의 타격감도 좋았지만 정현욱에게는 운이 더 없었다. 초구를 파울로 커트한 박한이가 2구째 타격을 가하자 1루수 김용의가 어렵지 않게 잡을 타구 진행방향이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타구는 김용의 앞에서 한 번 튀는가 싶더니 비정상적으로 갑자기 높게 솟구쳐오르는 불규칙 바운드가 됐다. 타구는 우익수 앞까지 빠져나갔고, 그 사이 삼성의 주자 2명 모두가 홈을 밟았다. 후속타자 이승엽을 유격수 플라이 범타로 잡은 정현욱은 아쉬운 비자책을 기록했다.
정현욱은 8회초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시작으로 채태인과 김태완을 연거푸 플라이로 잡으며 안정된 피칭을 보였기에 박한이에게 당한 안타가 더욱 뼈아팠다.
9회 유원상에게 마운드를 물려준 정현욱은 1⅓이닝 동안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이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전에 "정현욱처럼 오승환 등판 이전까지 1이닝 정도 막아줄 불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불펜은 이날 마무리 오승환 이전에 4명의 중간계투가 나섰지만 각각 1이닝도 채우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정현욱은 더욱 커보였다.
손주인도 운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손주인은 4회말 1-1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현욱이 박한이의 불규칙 바운드 안타에 당하면서 그마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선전하던 손주인은 마지막 오승환과의 대결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땅을 쳐야 했다.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