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SK로 옮겨가는 24시간. 트레이드 얘기를 듣고 김상현과 진해수는 SK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 무엇을 했을까.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뒤 느낀 감정은 서운함이었다. 자신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는 것은 곧 팀에서 쓸모없는 선수로 분류됐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결국 구단에 대한 서운함이 생기게 마련.
특히 김상현에겐 그 서운함이 더 컸다. KIA가 고향팀이자 첫번째 팀이었다. 고향팀에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내쳐지게 된 선수의 심정을 누가 알까. KIA 유니폼을 다시 입은 2009년엔 홈런왕에 MVP까지 차지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일등공신이 됐고 KIA 유니폼이 그의 마지막 유니폼일 것이라고 자신은 물론 많은 팬들도 생각했을 터. 김상현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눈물이 난다"며 크나큰 아쉬움을 표했었다.
특히 올시즌은 KIA의 전력이 좋아 4년만의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고 김상현도 "우승을 또 하고 싶었고, 올해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타순과 포지션에 신경쓰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우승컵을 드는 꿈을 꿨다. 그동안 괴롭혔던 몸상태도 올해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 의욕만 앞서 너무 많은 것을 하며 조절을 못해 부상이 왔었고 몸에 칼까지 대고 나니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스프링캠프에서 조절을 잘 해 몸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나 잠실-목동의 원정 6연전을 끝내고 밤늦게 광주에 도착해 곤히 잠을 자던 6일 오전에 청천벽력같은 트레이드 소식을 들어야 했다.
김상현은 3시간 밖에 못잤다고 했다. 김상현은 이만수 감독의 전화를 받고 마음을 추스린 뒤 지인과 저녁식사를 하고 인천으로 향했다. 새 집을 구할 때까지 임시로 머물게 될 인천 처가에 도착한 때가 자정 무렵. 짐 정리를 한 뒤 잠자리에 들었지만 만감이 교차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광주에서 인천으로 올라오는 길에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하지만 생각하고 또 해도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밤이었다. 세번째 트레이드지만 유망주였을 때(2002년)와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절실했을 때(2009년)와는 또 다른 상황. 베테랑으로서 KIA에서 내쳐진 아픔을 삭이고 새로운 SK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짧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결국 잠 잔 것은 고작 3시간. SK 구단과 인사도 하고 유니폼 등 장비도 지급받아야 해서 다른 선수들 보다 빠른 오후 1시쯤 문학구장에 나오기로 했으나 마음은 더 앞서갔다. 도착하니 12시였다. 업무를 다 마치니 오후 1시. 김상현은 최경환 타격코치에게 부탁을 해 특타를 하면서 SK 선수로서의 첫 발을 뗐다. "트레이드 소식을 전한 KIA 구단 분께 서운하다고 말했고, 또 새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고 한 김상현은 경기전 "KIA에서 '왜 보냈을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SK 유니폼을 입은 첫날인 7일 인천 두산전서 8회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쐐기 투런포로 KIA에 작별을 고함과 동시에 SK에 화끈한 인사를 했다. 김상현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홈런을 친 순간) 답답하던 마음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현과 함께 SK에 온 진해수는 동료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인천으로 향했다. 2005년 입단해 8년간 생활했던 KIA를 떠나게 됐지만 서재응과 차일목 등 선배들의 격려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새롭게 기회를 얻었으니 열심히 하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고. 비행기편으로 인천으로 향한 진해수는 팀 내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던 양현종의 배웅을 받았다. 당장 급하게 필요한 짐만 챙긴 진해수는 후배 양현종이 사준 자장면으로 광주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끝내고 김포공항으로 향했고, 공항에서는 친구의 차로 인천 문학구장 근처의 구단 숙소에 도착했다.
문학구장에 도착해 유니폼을 받아들고 한 첫 일은 모자에 이니셜 YS를 새기는 일이었다. 바로 지난 3월 사고로 작고한 아버지 진성열씨의 이니셜이다. 그가 마음속으로 아버지와 약속을 하며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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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7일 인천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무사 1루 SK 김상현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고 들어와 모자를 벗어 팬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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