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잘 했다는 선 감독,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최종수정 2013-05-13 06:02

KIA는 최근 SK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 6일 외야수 거포 김상현과 투수 진해수를 내주고 투수 송은범과 신승현을 영입했다. 이후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는 12일까지 5연패에 빠졌고, SK는 3승3패를 기록했다.

SK로 이적한 김상현은 첫날(7일) 두산전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8대3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8일 두산전에서는 10점차 열세를 뒤집는 대역전(13대12 승)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번 트레이드를 놓고 야구계에서는 "KIA가 남는 장사를 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SK-KIA의 송은범·김상현 포함 2-2 트레이드 어느 팀이 더 이득?'이라는 주제로 진행중인 여론조사에서도 KIA가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받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는 정반대다. 선동열 KIA 감독의 속마음은 어떨까.

선 감독은 'KIA가 이득'이라는 평가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비록 연패를 했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팀의 사정을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단점을 보완하는데 적절한 카드였다"고 설명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선 감독은 당장 눈앞의 승-패가 아니라 경기내용을 분석했다. 최근의 연패 내용을 보면 타선에서 힘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지, 불펜은 오히려 안정감을 보여줬다.

KIA가 트레이드를 단행하기 전까지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84였다. 9개 구단 중 3번째로 불안한 뒷문이었다. 하지만 송은범-신승현이 합류한 뒤 평균자책점이 11일 현재 3.48로 호전됐다.

선 감독은 "KIA가 그동안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패했던 경기를 돌이켜보면 타선이 벌어놓은 것을 마운드에서 까먹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대표적인 예가 지난 4월 18일 LG전에서 12점을 내고도 13점을 내주고 역전패한 것이다. 그런 경기가 있으면 강팀이 못된다"고 말했다.


이제 불펜이 안정되면서 다른 강팀들과 제대로 붙어볼 수 있게 됐다는 게 선 감독의 생각이다. 선 감독은 "지더라도 마음은 편안하다. 내가 투수 출신이라서 그런가?"라며 여유를 보였다.

특히 선 감독의 만족도를 높인 것은 신승현이다. 사실 선 감독은 송은범을 중간계투로 활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한다. 신승현은 2군에서 올라온 평가 보고서를 보고 '플러스 알파'로 선택한 것이지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신승현을 데려다 써본 선 감독은 깜짝 놀랐다. "보고를 통해 들었던 것보다 구위가 상당히 좋은 선수다. 생각지도 못한 소득을 거둔 기분"이라고 한다.

선 감독은 송은범과 신승현을 엮어 마무리 투수 앤서니 이전에 투입하면 불펜 싸움을 해볼 만하다고 구상한다. 여기에 윤석민이 다음 주 선발로 복귀하면 선발로 뛰던 임준섭까지 불펜에 가세한다.

선 감독은 "신승현은 현재 적응 차원에서 긴박하게 몰리는 순간에 투입하지만, 앞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승리를 지키는 불펜 요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신승현에 대해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고민거리를 딴 곳에 있었다. 정작 트레이드의 주인공인 송은범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송은범은 12일 삼성전에서 4-1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4점(3자책점)을 더 내주며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팀은 5연패, 내리막인데 선 감독은 아직 지켜보자고 한다. 선 감독의 마운드 트레이드 계산법이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선 감독은 이날 삼성에 역전패 한 뒤 "팀을 잘 추슬러 이번 주에는 연패를 반드시 끊도록 하겠다"며 서서히 웃음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포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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