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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29)이 얻어맞고 있다. 그래도 KIA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직까지는 긍정적이다.
송은범은 분명 뛰어난 필승조의 조건을 모두 갖고 있다. 연투 능력도 되고, 150㎞에 달하는 빠르고 묵직한 직구와 변화각이 날카로운 슬라이더에 두둑한 배짱까지 갖췄다. KIA에서의 데뷔전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난 8일 광주 롯데전에서 1-3으로 뒤진 7회에 나와 1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무안타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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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감독은 지난 12일 송은범이 연타를 맞아 승리를 날린 점에 대해 "그래도 볼을 계속 내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얻어맞는 게 (투수에게는) 낫다"고 평가했다. 송은범이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했다는 면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물론, 패전을 떠안은 감독의 입장에서는 좋아보일 리 없다. 하지만 한 두번 얻어맞았다고 해서 금세 필승조에 대한 신뢰를 거둘 수는 없는 일이다. 선 감독은 송은범의 구위와 승부사 기질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필승조가 없었던 선발들은 "그래도 송은범은 경험이 풍부하다. 안타를 맞았지만, 구위는 매우 좋다"고 입을 모은다. 초반 새 팀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소 실패가 있었더라도 길게 보면 송은범의 존재로 인해 투수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다는 것.
또 하나의 효과도 있다. 송은범의 노하우와 경험이 다른 투수들에게 발전의 계기를 주고 있는 것이다. 14일 광주 SK전 승리투수가 된 김진우는 승리소감으로 다소 의외의 말을 했다. "송은범 선배가 던지는 슬라이더에서 많이 배웠다"면서 "송은범 선배의 그립이나 노하우를 배워 써봤더니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김진우는 슬라이더로 꽤 재미를 봤다. 이전까지 김진우는 직구와 커브가 결정구였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슬라이더를 가장 많이 던졌다. 총 99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중 26개가 슬라이더였다. 기존에도 슬라이더를 던지긴 했지만, 이처럼 다양하게 활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송은범의 슬라이더에서 착안해 스스로 가진 구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다. 송은범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 중 하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