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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동상 건립 사업을 위해 1000만원을 기탁했다는 기사를 읽으며, 부산에 살고있는 고인의 모친 김정자 여사(79)는 눈물을 흘렸다. 김 여사는 "선수협이라는 말만 들어도 아직 가슴이 찡한데, 지금은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프로야구 최초의 선수협 결성을 주도하다 소속팀 롯데의 눈밖에 나 1988년 겨울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이 일 때문에 평생 야구를 해온 고향을 떠나야 했다.
김 여사는 "내가 원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동상이 세워지고 아들의 이름을 딴 상이 제정된다고 생각하면 설렌다. 하늘에 있는 아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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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감독은 하늘로 떠나기 전에 현장 복귀 의지를 드러내며 "롯데 감독은 꼭 한 번…" 하고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부산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라며 롯데의 상징이 됐던 전설의 투수. 야구인생 마지막 목표는 부산땅에서 감독직을 해보는 것이었다.
김 여사는 최 전 감독이 생전에 '어머니, 조금만 더 고생하십쇼. 언젠가는 내려올겁니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며 "2009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했다. 엄마가 보면 안다. 사직구장 마운드에 서는 게 얼마나 기쁜지 걸음걸이가 폴짝폴짝 뛰는 것 같더라. 마치 어린아이가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롯데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김 여사도 아들이 롯데 감독으로 돌아오지 못한 게 아쉽지만 지금은 아들과 함께라는 생각에 슬프지 않다고 했다. 김 여사는 "롯데가 아들의 등번호 11번을 영구결번 해주시지 않았나. 롯데가 우리 아들을 받아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고향에 아들과 함께 있다는 자체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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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돌보며 평생 지켜봐온 야구다. 김 여사는 지금도 야구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역시, 롯데 경기를 가장 자주 챙겨본다고 한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유심히 보지만, 김 여사의 눈길을 끄는건 아들과 함께 야구를 했던 선동열(KIA 감독) 이만수(SK 감독) 김시진(롯데 감독) 등 '아들같은' 감독들이 앉아있는 덕아웃이다.
김 여사는 "선수들이 공 하나에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담아 던지는지, 좋지 않은 결과에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야구선수를 키운 부모는 다 안다"며 "TV를 보다 감독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마음이 어떤지 안다. 남 같지 않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를 안 받고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아파트 한켠에는 최 전 감독과 선동열 감독의 라이벌전을 소재로 만든 영화 '퍼펙트게임'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영화는 보셨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봤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여사는 "영화를 보며 아들이 어린 시절 힘들게 운동하던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