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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사령탑 염경엽 넥센 감독(45)은 경기 도중 서건창을 불러 놓고 한참을 주문했다. 타석에 들어가서 어떤 식으로 쳐야 할 지를 꼼꼼히 설명했다. 최근 서건창의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넥센 구단의 대외 이미지는 항상 돌풍에 그친다였다. 2008년 현대에서 히어로즈로 간판을 바꾼 후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4강에 단 한 번도 올라가지 못해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 시즌에는 5월말 3일 동안 1위를 달리기도 했었다. 뭔가 사고를 칠 것 같았다. 하지만 7월말 5연패를 당하고 추락, 결국 6위로 시즌을 마쳤다.
넥센 타선이 무서운 큰 것을 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득점권 타율이 높기 때문이다. 무려 3할1푼2리다. 삼성(0.323)과 함께 '유이'하게 득점권 타율 3할을 유지하고 있다.
넥센의 지난해 득점권 타율은 2할6푼1리였다. 아직 이번 시즌 종료까지 많은 경기가 남았다. 따라서 넥센이 지난해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염 감독은 "상대의 실책으로 잡은 득점권 찬스에선 더 집중하라고 선수들을 세뇌시켰다. 우리는 지금의 득점권 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넥센엔 득점권 타율이 3할이 넘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김민성 강정호 이택근 장기영 허도환 유한준으로 주로 선발 라인업(9명) 중 무려 6명이다. 이러다 보니 상대 투수들이 넥센전에서 실점 위기를 넘기기 어려울 때가 잦다.
염 감독은 외부에서 '넥센이 이번 시즌 언제 고비를 맞을까' 바라보는 시각이 싫다고 했다. 넥센 선수들도 내심 '우리가 언제 위기를 맞을까'라고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염 감독은 그런 두려움과 선입관을 떨쳐 버리라고 말한다.
그는 시즌 전 5번 정도의 고비가 있을 거라고 했다. 첫 고비는 4월 중순에 잘 넘겼다. 그리고 두 번째 고비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넥센은 24일 목동 롯데전에서 1대2로 지면서 2연패를 당했다. 타선의 집중력이 2경기 연속으로 떨어진 결과였다. 25일 롯데전에서 3-0으로 앞서다가 동점(3-3)을 허용,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다. 3연패의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9회말 김민성의 끝내기 적시타로 4대3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26일엔 강정호의 역전 결승타와 벤치워머 김민우(3안타 2타점) 오 윤(3안타 1타점)까지 맹활약, 롯데를 7대1로 완파,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넥센은 27승13패(승률 0.675)로 2위 삼성(27승14패)에 승차 0.5게임 앞선 단독 선두가 됐다.
염 감독은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방심과 부상에 대한 얘기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팀 성적이 좋을 때 방심하지 말고, 또 다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얘기할 때마다 세뇌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그 정도로 선수들에게 강조할 것을 머리에 인이 박히게 주입시킨다. 지금까지 염경엽의 지도력은 합격점이다. 넥센 야구가 염경엽 때문에 노는 물이 달라졌다는 호평을 받을 만하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