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누가 LA다저스 선발 류현진(26)을 메이저리그의 흔한 '루키'로 부를 수 있을까. 데뷔 첫 시즌이긴 하지만 이미 류현진은 수많은 '루키'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올해의 신인상' 수상자로 류현진의 이름이 불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단순히 1승 이상의 엄청난 의미를 남긴 승리다. 차근히 정리해보자. 우선 류현진은 이날 승리 덕분에 팀내 다승 1위가 됐다. 거기에 올해 11번의 선발 등판 중 10경기에서 6이닝 이상 던졌고, 이 가운데 8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큰 기복없이 꾸준히 잘 던지면서 팀에 힘을 실어준다는 면에서 보면 현재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6승3패)에 버금갈 정도의 존재감이다.
같은 루키 중에서 류현진과 비교할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들 정도다. 만약 현 시점에서 '올해의 신인(Rookie of the Year)'을 선정한다면 아마 거의 만장일치로 류현진이 될 수도 있다.
굳이 '경쟁자'라고 할 만한 인물을 찾자면 세인트루이스의 우완 신인투수 셸비 밀러(23) 정도가 눈에 띈다. 밀러는 올해 10경기에 나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02(62⅓이닝 14자책점)에 65탈삼진 16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류현진보다 좋지만 삼진 갯수, 소화 이닝과 다승에서는 밀린다.
특히 류현진이 올해 6이닝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 단 1차례(18일 애틀랜타전) 밖에 없는 반면, 밀러는 등판 경기의 절반이 넘는 5번이나 된다. 더구나 밀러는 최근 2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에도 실패했다. 전체적으로 류현진보다는 위압감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 애틀란타 포수 에반 개티스(타율 0.271 32타점 12홈런)이나 애리조나의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타율 0.324 11타점 4홈런) 등이 신인왕 후보군에 있지만, 류현진이나 밀러에 비하면 인상적이지 못하다.
코리언 메이저리거 첫 신인왕 수상이 보인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류현진의 내셔널리그 신인왕 수상은 매우 유력해진 상태다. 특히 이날 LA에인절스전은 '프리웨이 시리즈'로 불리는 지역 라이벌 대결이라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류현진을 잘 알던 사람은 한번 더 그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간 잘 몰랐던 미국 팬과 언론 역시 강렬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분위기는 현지 언론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의 켄 거닉 기자는 이날 LA의 '프리웨이 시리즈' 결과를 소개하면서 "일찍부터 '올해의 신인상' 후보로 꼽히고 있는 류현진이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특히 거닉 기자는 류현진을 LA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지난 1981년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던 좌완투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와의 유사성을 언급하며 류현진이 발렌수엘라에 이어 '올해의 신인'으로 뽑힐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거닉 기자는 "류현진은 발렌수엘라와 유사성이 많다. 두 투수 모두 압도적이면서도 볼끝이 지저분한 직구를 던지는데다 스트라이크존의 양쪽 구석을 마음대로 찌르는 변화구로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데 능숙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발렌수엘라 이후 32년 동안 탄생하지 않은 LA다저스 출신 좌완투수 신인왕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 경기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스포츠전문채널 ESPN 역시 "올해 신인 투수 가운데 류현진이 승수와 투구 이닝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류현진의 '올해의 신인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만큼 이날 경기가 메이저리그에 던진 파문이 컸다. 사실 이날 경기 전까지는 류현진이 '올해의 신인' 경쟁 구도에서 경쟁자인 밀러에 비해 약간 뒤져 있었다. 무엇보다 밀러가 지난 11일 콜로라도 전에서 1안타 무4사구 완봉승을 거둔 것이 컸었다. 그래서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류현진은 승수에서만 밀러와 동률을 이뤘을 뿐, 평균자책점 등에서는 크게 뒤져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 역시 무4사구 완봉승으로 밀러에 버금가는 위용을 보여준 덕분에 이런 평가는 완전히 역전됐다. 이제 밀러가 내세울 만한 것은 평균자책점 뿐인데, 현재 페이스로 봐서는 이 역시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올해의 신인' 경쟁에서 류현진이 성큼 앞으로 치고 나갔다는 뜻이다. 과연 류현진이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나가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될 수 있을 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