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잠실 넥센전에서 9대0으로 완승하며 8연속 위닝시리즈의 대업을 달성한 LG. 웬만해서는 꺾이지 않을 듯한 상승세다.
그래서였을까. 16일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LG 김기태 감독의 표정이 밝았다. 그런데 김 감독이 싱글벙글인 이유가 성적 때문 만은 아니었다. 이날은 기분이 좋을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이날 김 감독의 왼팔에는 눈에 확 띄는 흰색 손목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평소 화려한 액세러리를 잘 착용하지 않는 김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파격적인 컬러. 여기에 시계에는 LG 트윈스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혀있었다. 처음에는 구단에서 김 감독에게 선사한 선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팬들에게 선물로 받은 시계다. 팬들께서 주신 것인 만큼 꼭 차야하지 않겠느냐"며 밝게 웃었다. 지난 시즌부터 감독직을 수행한 김 감독. 몇몇 팬들로부터 간단한 간식 등의 선물을 받았던 적은 없었지만 이런 큰 선물은 처음이다.
사연은 이렇다. LG를 응원하는 팬클럽 회원들이 최근 신바람 야구를 부활시키고 있는 김 감독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고 한다. 결국 선물 아이템으로 시계가 결정됐다. 그냥 기성품이 아니었다. 팬들이 직접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특히, 트윈스 로고를 함부로 시계에 넣을 수 없었다. 그래서 팬들이 직접 구단에 로고를 사용해도 되느냐는 허락을 구했다. 구단도 흔쾌히 허락했다.
김 감독은 "야구를 잘하니 이런 선물도 받게 됐다"며 껄껄 웃었다. 평소 사진 촬영을 크게 선호하지 않는 김 감독이 옹색한 휴대폰 카메라 앞에서 시계를 찬 팔을 들고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한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