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캡틴, 이호준의 이유 있는 타점 1위 행진

기사입력 2013-06-26 11:30



이호준(37)은 올시즌 '제2의 전성기'를 펼치고 있다. 생애 두번째 FA(자유계약선수), 많은 팀에서 제안이 왔지만 진심으로 다가온 NC를 선택했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했다. NC는 '팀의 리더'를 필요로 했고, 이호준 역시 다시 한 번 '캡틴'이 되길 원했다.

NC의 주장이자 4번타자, 타이틀만 거창한 게 아니다. 성적 또한 최고다. 9개 구단 4번타자 중 가장 뛰어난 클러치능력을 보인다. 25일 현재 타율 2할8푼9리(225타수 65안타)에 9홈런 54타점. 타율은 다소 낮지만, 영양가는 만점이다. 부동의 타점 선두다.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홈런은 공동 8위, 최다안타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신생팀 NC 타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다. 젊은 선수들과 타팀에서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주축인 NC에서 베테랑 이호준의 존재감은 크다. 상대 입장에선 경계대상 1호다.

이런 이호준의 회춘을 바라보는 김경문 감독의 표정은 항상 흐뭇하다. 주장이자 야수 최고참으로서 선수단을 이끄는 역할만도 고마운데, 4번타자로서 성적까지 내주니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김 감독은 "호준이의 타점을 봐라. 주자가 있을 때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는지 알 수 있다"며 "사실 감독은 안다. 감독이 기억하는 홈런이나 타점이 있다. 어떤 순간에서 때려내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2사 2,3루서 올리는 타점과 무사 2,3루서 나오는 타점은 기록으로 같은 타점일 지라도 영양가가 다르다"고 말했다.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이호준을 향해 NC 선수들이 달려가고 있다. NC는 4-3의 승리를 거두었다.
마산=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6.19/
이호준은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8리에 이른다. 삼성 최형우(4할1푼9리)에 이어 2위다. 득점권 안타수만 놓고 보면, 1위다. 득점권서 29안타를 쳐 2위 최형우보다 3개 많다. 찬스에 얼마나 강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호준 스스로도 "찬스가 오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한다. 역설적인 모습이다. FA로 팀을 이적한 그는 사실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신생팀을 혼자 이끌다시피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적은 반대다. 무슨 이유일까.

이호준은 부담감 대신 책임감으로 찬스를 대하고 있다. 그는 "사실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주려는 마음이 크다. 그리고 내가 못 치면 미안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에서 밥상을 차려준 후배들의 노력을 생각하면, 절대 찬스를 허무하게 날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초반엔 좋지 않은 타격감에도 꾸준히 타점을 올렸다. 내야땅볼이나 희생플라이라도 어떻게든 점수로 이어가도록 노력했다.

이호준은 "어린 선수들이 선배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는데 내가 쉽게 타점을 놓쳐버리면 팀에 큰 마이너스가 된다. 그래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만족스럽지 못한 타율 역시 2할대 후반까지 올라왔다. 책임감이 집중력으로 이어졌고, 점점 방망이에 맞아가면서 이젠 '편안함'을 느낄 수준이 됐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배, 이호준은 그런 선배가 되고 싶어 한다. 타점 선두에 오를 정도로 회춘한 모습, 모두 이유가 있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1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무사 1루서 1루주자 이호준이 권희동의 좌중간 안타 때 힘차게 3루를 돌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5.21.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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