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제68회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청주고와 군산상고의 경기가 열렸다. 청주고 선발투수 황영국이 군산상고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8.01.
1일 낮, 잠실구장을 찾은 프로팀 스카우트들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가벼운 설전도 오갔다. 주제는 '과연 청주고 좌완 에이스 황영국이 완봉승을 할 수 있는가'. 3-0으로 청주고가 앞선 9회초다.
스카우트들은 황영국의 구위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청주고 장정순 감독이 황영국을 9회말에도 투입하느냐 교체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대로 놔둔다면 완봉승을 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지만, 다음 경기를 위해 교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그만큼 황영국의 구위는 압도적이었다.
청주고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6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후반기 왕중왕전(스포츠조선 조선일보 대한야구협회 주최) 16강전에서 군산상고에 3대0, 영봉승을 거뒀다. 황영국은 아쉽게도 완봉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상대인 군산상고 4번 김기운을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투구수가 142개에 이르자 장 감독이 교체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영국은 완봉승에 버금가는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8⅓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6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프로야구 한화가 1차 지명한 황영국은 이날 최고 143㎞의 직구와 슬라이더(122~126㎞), 커브(100~108㎞) 등 3개의 구종으로 군산상고 타선을 요리했다. 슬라이더와 커브 등으로 카운트를 잡다가 볼끝이 날카로운 직구로 결정을 짓는 패턴이었다.
황영국의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운 청주고는 1회초 공격에서 다양한 작전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장 감독은 아마야구의 특성상 선취점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1회초 선두타자 신관섭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즉각 희생번트로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3번 박세웅이 몸 맞는 볼로 걸어나가면서 1사 1, 3루로 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결국 청주고는 4번 지성춘의 좌전 적시타로 손쉽게 선취점을 냈다. 이어 1사 1, 2루에서 군산상고 선발 장영석의 보크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하며 추가점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서 벤치가 움직였다. 추가점을 1~2점만 더 내면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한 장 감독은 5번 남윤환에게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다.
번트 타구 방향은 썩 좋지 못했다. 투수 앞쪽이었다. 홈에서 아웃이 될 수도 있었지만, 3루 주자 박세웅의 발이 더 빨랐다. 결국 1점을 더 올렸고, 번트를 댄 남윤환도 1루에서 살았다. 1사 1, 3루 찬스가 계속 이어졌고, 군산상고는 아꼈던 에이스 조현명을 투입했다. 그러나 청주고는 과감하게 한 번 더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이번에도 3루주자가 홈에서 살아 청주고가 3-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 스코어가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청주고 장정순 감독은 "고교 야구에서는 선취점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점수를 내야한다. 특히 군산상고 에이스 조현명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아 그전에 점수를 뽑을 필요가 있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이어 황영국의 9회 교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공을 던진 상황이라 어깨를 보호하려고 했다. 내일 8강전 선발로 나설 주 권에게 경기 감각을 익히게 할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웃 카운트 2개를 남기고 교체돼 완봉승을 놓친 황영국은 "어차피 내일도 경기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없다. 내 완봉보다 팀의 우승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