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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겠어."
삼성 선수들의 훈련이 끝나고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이가 있었다.
전날 선발 투수로 나와 패전의 멍에를 안은 두산 투수 노경은이었다.
이어 류 감독은 "같은 회복훈련이라도 경기에서 이겼느냐, 패했느냐에 따라서 훈련에 임하는 마음은 천지 차이일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고 말했다.
힘겹게 단독 선두를 탈환한 삼성도 '제 코가 석자'라서 남의 처지를 봐주고 할 입장이 아니다. 그래도 동업자 처지에서 노경은의 쓸쓸한 표정을 보니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던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과거 추억을 떠올렸다. 삼성에서 함께 뛰던 선배가 다른 구단의 코치로 부임했는데 하필 그 팀이 몇 년 동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삼성 코치로 일할 때 원정경기를 갔다가 그 선배를 만난 류 감독은 "성적이 나쁜 팀의 코치로 일하는 게 얼마나 가시방석이고 괴로운 일인지 모르겠다는 선배의 하소연을 들었다"면서 "하위팀 구성원들의 속앓이는 상상하는 이상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류 감독은 상대적으로 하위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일부러 자세를 낮춘단다.
류 감독은 코치 시절 4강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게 2009년 1번 뿐이고, 선수 시절에는 딱 2차례 그런 경험을 했단다.
따라서 하위팀의 애환을 절절하게 느껴볼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이른바 잘나가는 강팀 삼성의 감독이 되어서 '역지사지'의 교훈을 각별하게 되새기는 중이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